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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인터뷰 "'도굴', 지금까지 이런 캐릭터 연기한 적 없어"
입력 2020-10-29 14:52  | 수정 2020-11-05 15:04

'재미없는 사람' 이제훈은 영화 '도굴'을 만나 조금은 말 많고 능청스러운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천재 도굴꾼인 강동구가 최종 목표를 위해 슬슬 밑밥을 뿌리고 다니며 능청스러움을 넘어 얄미울 정도로 깐족거릴 때, 이제훈이 처음 보여주는 신선함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제훈은 "지금까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평소에 그런 부분이 없는 사람이라 더 재밌고 신나게 연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시사회에서도 그는 "지금까지 작품들을 돌아봤을 때 장르적 쾌감이나 작품 속 의미를 찾으려는 작업을 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즐기고 행복한 마음으로 나왔을 때 영화를 잘 봤다는 기분이 들어요. 저도 제가 나온 작품을 보며 시시덕거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올 수 있으면 어떨까 했고, 그 작품이 '도굴'이었죠."


강동구는 천재적인 감각과 실력으로 혼자서 고찰의 탑 안에 있는 황금 불상을 훔쳐내고, 중국에 있는 고분의 고구려 벽화와 서울 강남 한복판 선릉 안에 있다는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보물을 향해 돌진합니다.

물론 주변에 존스 박사(조우진)와 삽다리(임원희) 같은 매력적인 조력자들이 함께하지만, 그들을 모으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주도하는 것도 강동구입니다.

"보통 사람을 만나면 제가 말하기보다 경청하는 편이에요. 상대의 말에 맞장구치거나 덧붙이는 정도지, 제가 화두를 꺼내고 끌고 가는 성향의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워낙 말을 많이 하다 보니 현장에서도 쉴 새 없이 떠들고 다녔어요. 대화가 없어도 차분해지는 공기가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어색해하거나 지루해하지 않게 이야기를 던지고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싶었죠. 능청스러워졌다, 변했다는 이야기도 듣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끌고 나가지만 그는 '부담'이라는 말보다는 '재미'와 '즐겁게', '신나게'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는 "보통 캐릭터 분석이나 표현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하는데, 강동구는 시나리오 자체에서 유연하고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럽게 상황을 요리하고 그림을 그려나간다"며 "시나리오와 강동구를 흡수하고 특별한 고민 없이 그 흐름에 맞춰 연기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관객들이 즐겁게 보려면 내가 먼저 즐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리듬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했을 뿐"이라며 나머지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준 감독, 스태프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영화에서 통쾌하게 복수를 마무리하고, 범죄의 결과를 착하게 돌려놓은 강동구와 일당은 일본이 강탈해 간 유물을 다음 목표로 삼고 떠나며 속편의 여지를 강하게 남깁니다.

이제훈도 "현장 걱정하지 않고 놀기 바빴다"며 "한 번 더 재밌게 연기할 기회를 속편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내비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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