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상 목교서 아찔한 추락 사고…부실 의혹에도 안전은 뒷전
입력 2020-10-22 19:19  | 수정 2020-10-22 20:15
【 앵커멘트 】
전국 바닷가에는 여행객들의 산책을 위한 해상 목교, 데크를 설치해 놓은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해상 데크가 여행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천사대교를 건너 신안 자은도에 있는 해상 목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 이 다리에서 아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4월 휴식차 섬마을을 찾은 장 모 씨,

해상 목교에 산책하러 나섰다가 철제로 된 계단이 떨어지면서 함께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허리 수술까지 받을 만큼 크게 다쳤지만, 신안군은 인과 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며 장 씨에게 소송을 진행하라고 통보했습니다.


▶ 인터뷰 : 장 모 씨 / 해상 목교 추락 피해자
- "군 담당자에게 통화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연락도 없고 그냥 모르쇠예요. 모르쇠!"

그런데 이후 석연치 않은 조치가 취해집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사고가 난 계단을 끊어내고 임시로 막아놨지만, 다리의 안전 문제는 여전합니다."

나무 상판은 곳곳이 떠 있고, 기둥과 연결되는 볼트도 빠진 곳이 보입니다.

2016년 준공 이후 세 차례나 다리의 안전 문제가 지적됐지만, 그때마다 땜질 식으로 처리됐습니다.

더구나 다리로 진입하는 길도 제대로 없어 정식 개통조차 못 했습니다.

주민들은 부실 공사를 의심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기둥 사이가) 거의 떨어지려는 것 제가 신고해서 보수한 적이 있어요. 부랴부랴 용접을 해서 맞춰 놨는데 그게 또 벌어지고 있어요. 지금 보면…."

군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안전 진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안군청 관계자
- "내년에 안전 진단을 한번 해보고 문제 있는 부분을 보수 보강하려고 하거든요."

698미터 해상 목교 공사에 쏟아부은 예산은 23억 원입니다.

그런데도 신안군은 지난해 인근에 50억 원을 들여 해상 목교인 '무한의 다리'를 개통했습니다.

안전은 뒷전에 둔 채 방치된 해상 목교,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공포의 다리가 됐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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