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 투자를 받아주오" 러브콜에…카카오모빌리티 추가조달 고심
입력 2020-10-22 17:49  | 수정 2020-10-22 19:48
◆ 레이더 M ◆
카카오그룹에서 택시 호출·대리운전 등 모빌리티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투자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운수사업을 넘어 정보기술(IT) 플랫폼 업체로서 남다른 잠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년 전 5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한 뒤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 왔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부적으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프리 IPO 검토에 들어간 것은 수많은 제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다수의 외국계 증권사가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 명단을 추린 뒤 카카오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관계자는 "3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로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이 제법 있는 분위기"라며 "카카오 측에서 여러 제안을 받고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가 성사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3년여 만에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한국투자파트너스, 일본 오릭스로부터 총 500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외형상 실적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048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22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배 가까이 불어났지만 영업손실은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플랫폼 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2018년 2월 카풀업체 '럭시'를 252억원에 사들여 택시의 수급 불일치 문제를 해소했다. 또 지난해 8월 진화택시를 시작으로 중일산업, 신영산업운수, 경서운수, 재우교통 등을 순서대로 사들였다. 현재까지 카카오모빌리티가 확보한 택시 면허 수는 약 9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격적인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들어선 사업 목적에 자동차 임대 및 렌트업과 일반 여행업, 광고기획 대행업 등도 추가했다. 가입자 수만 26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T의 고객 플랫폼을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운행 데이터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5000만건이 넘는 운행 기록이,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 개발에 참고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IB들 사이에선 카카오모빌리티를 정보통신(IT) 업체로 바라보고자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년 전 투자자 유치 당시 2022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IB 업계에서는 회사의 상장 시점이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쏘카와 함께 모빌리티 업체의 상장이 굵직한 테마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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