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정세균 "가난한 부모 있어도 가난한 아이들 없어야"
입력 2020-10-22 16:22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일어난 화재로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던 '라면 형제' 중 동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지 못한 어른으로,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지난달 14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형(10세)과 동생(8세)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동생은 서울 화상 치료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전날 끝내 숨을 거뒀다. 이들 형제들은 평소 같으면 학교에서 급식을 기다려야 할 시간이었지만, 사고 당일에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집에서 점심을 해결하려다 변을 당했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가난한 부모는 있을지 몰라도 가난한 아이들은 없어야 한다"며 "더 이상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정 총리는 방역문제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정 총리는 "코로나19가 만든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아이들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다"며 "정부는 돌봄 공백과 아동 방임.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아동학대에 대한 집중점검을 통해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적극 찾아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돌봄 관계자들이 나서서 돌봄 서비스 신청을 대행하고 신청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각 지역에서 부모가 반대해도 아이들이 돌봄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방임 학대를 받는 정황을 포착해도 보호자가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 있는 구속력이 없다는 맹점 때문에 이들 형제는 사회 안전망 밖에서 방치되다가 참변을 당했다.
정 총리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에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더 찬찬히 살피고 더 꼼꼼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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