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중권 "김봉현, 편지 갖고 정부·여당에 딜…꿈깨라"
입력 2020-10-22 09:18  | 수정 2020-10-29 09:36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자필 옥중편지에 대해 "편지 가지고 '딜'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정부·여당이 일단 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교란작전"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전날 언론에 '2차 옥중 입장문'을 보내 검찰을 상대로 영장 기각을 청탁해 성공했고, 지난 연말 도주 과정에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그 편지 읽어 보니 결국 자신을 몸통이 아니라 '곁다리'로 해달라는 요구"라면서 "'검찰개혁'의 프레임을 걸면 정부여당에서 솔깃할 거라는 것을 아는 거죠. 그래서 진술을 뒤엎고 여당인사에게는 로비를 하나도 안 했다, 오직 검찰에게만 했다는 뻘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진 전 교수는 '검찰개혁' 프레임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어서, 정부여당이 아무리 공작정치를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검언유착' 공작도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난리를 쳤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죠? 이 사건도 결국 같은 길을 갈 거라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김봉현은 꿈 깨시는 게 좋을 것"이라며 "아무리 정부여당에서 법을 흔들어대도 사회엔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정부여당 사람들이 아무리 법 깡패처럼 굴어도 할 수 없는 일 있으니 허망한 기대는 버려라"고 조언했다.
이어 "엄청나게 많은 피해자를 낸 사건이다. 그중 많은 이들은 가정이 파탄 났을 것"이라며 "천문학적 액수의 사기를 권력의 도움 없이 가능했으리라 볼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이 바보도 아니고 자기가 보낸 문자들이 증거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거짓말을 해 봐야 (소용없다)"며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한 팀으로 일하는 나라는 적어도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유일한 것 같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고 비꼬았다.
마지막으로 "언론에서 사기죄로 구속까지 된 사람이 뻔한 동기로 보낸 편지를 아무 검증 없이 내보내면 그의 사기은폐 행각을 돕는 일"이라며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편지 내용을 검증하고 분석해 그의 의도를 정확히 알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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