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선3사 취업문 열렸다…"수주가뭄에도 인재확보 필수"
입력 2020-09-23 10:56  | 수정 2020-09-30 11:07

국내 대표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일제히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2015년 이후 이들 기업이 같은 해 신규 채용을 실시한 것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주 가뭄'을 겪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다.
0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5일까지 신입사원 입사지원서를 접수한다. 모집 분야는 설계·생산관리·연구개발 등으로 채용 인원은 두 자릿수다. 구체적인 인원 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 5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채용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합격자들은 내년 초 출근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2014년 하반기를 끝으로 매년 200명 이상의 대졸 사원을 뽑았던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4년 만인 2018년에 채용을 재개했다. 채용 인원은 50~60명 정도였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입사지원서에 출신학교를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처음 도입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2015·2016년에 각각 2조1245억원, 1조530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2017년 영업이익 70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8년에는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업황 악화로 신규 채용을 못했다. 그 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인 2928억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신입사원 입사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모집 분야는 설계기술·경영지원·재무 등이며 채용 인원은 수십명이다. 앞선 채용 결과를 고려하면 올해도 채용 규모는 50명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합격자 발표는 오는 11월 중이며 이들의 입사는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경영 악화로 2016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멈췄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이 담긴 자구안을 이행했고, 2015년 1조5019억원에 이르던 영업손실은 2016년 10분의 1로 줄었다. 아직도 수천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지만, 2018년부터는 매년 신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1일 신입사원 입사지원서를 접수했다. 모집 분야는 설계·생산·경영지원 등이고, 채용 인원은 각각 00명이다. 채용 규모에 대해 회사 측은 "2016년 하반기부터 그룹 채용 방식을 '수시채용'으로 바꿨다"며 "계열사별로 상황에 맞게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조선사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잇달아 신규 채용에 나선 데는 지속경영을 위한 인력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분야에서 기술력을 유지·발전해가려면 젊은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충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81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747만CGT)보다 54% 감소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547만CGT(37%)로 가장 많았고, 한국 1915만CGT(28%), 일본 934만CGT(14%)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은 지난 7월부터 두 달 연속 수주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 등의 발주가 재개된 영향이 컸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내 러시아나 모잠비크 등에서 진행하는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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