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신라·현대百도 `백기`…코로나에 공항면세점 또 유찰
입력 2020-09-22 17:46  | 수정 2020-09-29 18:06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 재입찰이 또다시 유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업이 불확실해진 면세사업자들의 외면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22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한 인천공항 T1 출국장 면세점 운영 사업권 재입찰에서 전 사업권이 유찰됐다. 매물로 나온 구역은 대기업 몫인 DF2(향수·화장품)DF3(주류·담배)·DF4(주류·담배)·DF6(패션)과 중소·중견 몫인 DF8(전 품목), DF9(전 품목) 총 6곳이다.
이번 입찰에는 대기업 중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참여했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그랜드면세점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던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심사숙고 끝에 이번 입찰에 참여하기 않기로 했다"며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측도 "당분간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고, 향후 예정된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을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공항면세점 사업권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정된다. 1개 구역에 2개 이상의 사업자가 입찰하지 않을 시 자동으로 유찰된다.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2개, 1개 구역에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실시한 입찰도 업체 수 미달과 우선협상대상자의 입찰 포기 등으로 한 차례 유찰된 바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향후 재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찰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져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임대료(최저수용가능금액)을 30% 낮추고, 여객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60%로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를 매출액에 연동해 받겠다고 밝히면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사업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면세점 매출은 1조2516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90% 이상 급간한 공항 여객수 회복이 뎌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면세점들은 위기 속 외형 확대보다는 실리를 택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부실 법인 청산에 나섰다. 후발 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이달 초 인천공항 T1 DF7(패션·기타) 구역 매장을 연 만큼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천공항 T1 면세점 중 DF3은 롯데면세점이, DF2·4·6은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인천공항공사와 연장영업에 합의한 만큼 후기 사업자가 선정될 때까지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파격 조건에도 유찰 사태가 재현된 건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업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분간 대규모 투자나 신규점 오픈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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