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통산업 계승 경북의 `향토뿌리기업`을 아십니까
입력 2020-09-22 17:14 
경북 문경에서 9대째 전통도자기의 가업을 계승하고는 있는 영남요. [사진 제공 = 경북도]

경북 영양군에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 있다. '영양막걸리 양조장'이다. 이곳은 1926년 지어져 93년째 운영 중이다. 건물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내부의 낡은 책상과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발효제인 누룩을 담는 상자 국함 등도 옛것을 그대로 쓴다. 양조장 현관문 위에는 '전화6'이라고 적힌 나무 푯말도 있다. 1926년에 영양에는 전화가 10대뿐이었는데 그중에서 이 양조장이 여섯 번째로 전화를 개통했다는 뜻이다. 이 양조장은 2013년 경북도로부터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으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다.
이처럼 경북도가 30년 이상 전통산업을 이어 온 기업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향토뿌리기업'이 올해도 4곳이 추가로 선정됐다. 경북도의 향토뿌리 기업은 모두 62곳으로 늘었다.
향토뿌리기업은 경북도가 2013년부터 전국 최초로 지원 조례를 제정하면서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또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도 '산업유산'으로 지정해 보존 관리하고 있다.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되면 노후 시설 개선과 전시회 참가, 마케팅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는 구일엔지니어링과 새날테크텍스, 영남요, 의성엿 등 4곳이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됐다.
영양 막걸리제조장. [사진 제공 = 경북도]
1988년 설립된 구일엔지니어링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산업과 산업자동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TFT LCD,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새날테크텍스는 1980년에 설립된 새날섬유공업사가 모태로 현재 산업용 원단을 생산하고 있는 장수 섬유기업이다. 기존에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용 에어백 원단을 주 생산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2003년에는 사이드커튼 에어백 생산설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국내 생산량 전량을 생산하고 있다.
문경에 위치한 영남요는 9대째 한국 전통도자기의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사기장 가문이다. 대표인 백산 김정옥 선생(7대)은 1991년 도예 부문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이 됐고 1996년 국가 무형문화재 사기장으로 지정됐다. 영남요는 2006년 개관한 문경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한국 전통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현재 아들과 손자가 조선백자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의성엿은 1969년 선친이 설립한 의성제이소를 가업 승계해(2006년) 현재까지 전통 제조방식으로 조청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옥분쌀엿기름을 주성분으로 방부제와 표백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아 옛날 조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권주혁 의성엿 대표는 "향토뿌리기업 지정을 기반으로 지역의 관광 자원과 연계해 전통 제조방식의 조청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장수기업은 오랜 세월 지역 경제의 근간을 이어온 소중한 자산으로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전통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전통 장수기업을 발굴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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