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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미들의 2조 베팅…애플·테슬라·아마존 주가 빠지자 `줍줍`
입력 2020-09-22 15:09 
나스닥 로고

고공행진하던 나스닥이 이달 들어 10%급락했지만 국내 직구족들은 이번 조정을 오히려 '기술주 바겐세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9개가 모두 나스닥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나스닥 지수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하는 상품, 미국 주요 기술주 움직임의 세 배를 따라 움직이는 상품에 과감한 베팅을 한 투자자도 많다.
2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 순매수 1위부터 9위 상품은 모두 나스닥 기술주가 상승해야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품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금액 순으로 애플(7억1516만달러), 테슬라(6억1202만달러), 아마존(3억7740만달러), 엔비디아(3억1659만달러), 나노엑스이머징(8955만달러),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5801만달러), 마이크로섹터스FANG플러스인덱스3X레버리지 ETN(5634만달러), 페이스북(4752만달러), 인베스코QQQ(3633만달러)등이다. 애플·테슬라·아마존 세 종목에만 한화로 무려 2조원 가까운 금액(약 1조9842억원)을 베팅한 것이다.
애플, 테슬라, 아마존, 엔비디아, 나노엑스이머징, 페이스북은 모두 나스닥에 상장된 기술주다.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나스닥 상승세를 견인한 종목들이다.
이달 들어 나스닥지수가 약 10%빠질 때 이들 종목 낙폭은 유달리 컸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은 투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가가 타격을 입은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반등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국내투자자들이 직구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다. 투기성이 강한 고위험 ETF, ETN에 거액이 쏠렸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티커 TQQQ)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 지수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한다. 지수가 하루새 1%올랐으면 3%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1%하락하면 3% 손실이 난다.
이처럼 레버리지 배율이 높은 상품은 지수 등락이 심할 때 장기간 보유하면 수익이 침식되는 역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수가 금세 반등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는 사람들이 단기 트레이딩 용으로 주로 활용한다. 이 상품을 많이 샀다는 것은 나스닥 반등 가능성을 강하게 점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N에서도 같은 심리가 나타난다. 국내투자자들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N은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등 나스닥 기술주 10개의 움직임 세 배를 따라 움직이는 마이크로섹터스FANG플러스인덱스3X레버리지 ETN(티커 FNGU)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기술주가 금세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미중 분쟁 추가 격화 가능성, 미국 대선, 기술주를 대상으로 한 반독점법 우려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슈들이 남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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