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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에 증권사 "매수 적기", 목표가 상향도…개미 뿔났다
입력 2020-09-22 14:25 

LG화학의 물적 분할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알짜 사업부문이 분할되며 '낙동강 오리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매수 적기"라며 긍정 의견을 잇따라 내는 한편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6일부터 4거래일 간 70만원대에서 60만원대로 13.64% 하락했다.
특히 이 기간에 LG화학은 개인 순매도 2위 종목에 올랐다.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4거래일 간 LG화학 주식을 총 306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LG화학은 이날 장중 5%대 급등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LG화학 등으로부터 배터리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날 반짝 상승했으나 LG화학의 물적 분할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앞서 LG화학은 물적 분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사업부를 독립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물적 분할을 통해 직접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모회사'가 되면서 지분가치는 낮아질 것이라는 게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다.
하지만 LG화학의 물적분할 발표 이후에도 대다수 증권사들은 "매수 적기" 등 긍정적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냈다.
증권사들은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물적 분할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LG화학의 물적분할은 배터리 지배력 희석화에 따른 가치 감소보다 재무부담 축소, 고속성장에 따른 배터리 가치 상승 효과, 거래소 프리미엄 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주들이 손해 볼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향후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IPO)를 하더라도 최고 80% 수준의 지분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오히려 일부 자금을 IPO를 통해 조달하고, 사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LG화학이 분사로 인한 지분율 희석 우려가 크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9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입장에서 내년 기준 전지부분 지분율 70%, 자회사 30% 디스카운트, EV/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20배를 적용하더라도, 목표 시가총액은 약 44조원"이라며 "45조원에서 더 하락할 이유가 전혀 없고, 오히려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서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의 내년 멀티플 32배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적 분할에 긍정 의견을 낸 기관들이 LG화학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LG화학 물적 분할 소식이 알려진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총 289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얼마나 개미를 호구로 보는 지 잘 나타나는 증거" "주가 조작 아닌가"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야 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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