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신상공개 대학생 사망…경찰 수사 진행

성범죄자와 살인자 등 국내 강력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 성범죄자로 신상이 게재된 고려대학교 재학생이 최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와 경찰 등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19학번 재학생 A씨(21)는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경찰은 A씨가 생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디지털교도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앞서 디지털교도소는 A씨가 지인을 능욕하는 음란물을 공유했다며 얼굴과 사진, 학교, 전공, 휴대전화번호 등을 공개했다.

디지털교도소는 A씨가 텔레그램에서 '피****'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로, 지난 7월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지인 능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인 능욕'은 지인의 얼굴에 음란물 사진 등을 합성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로 현행법상 디지털 성범죄 행위다.
디지털교도소는 또 A씨가 반성하는 요지의 음성을 담은 파일을 보냈다며 이 또한 사이트에 게재했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12일 고파스에서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제가 맞지만 사이트에 올라온 그 외의 모든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7월 8일 오후 11시경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을 누른 적도 있고 비슷한 시기에 모르는 사람한테 핸드폰을 빌려준 적도 있긴 합니다만, 정확한 연유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디지털교도소에 운영자를 비판하는 글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자 디지털교도소는 웹사이트의 댓글 기능을 잠정 중단했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진은 "A씨의 무고에 대한 반박 글은 곧 게시될 예정"이라며 "디지털교도소는 거짓 주장에 절대 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디지털교도소 운영진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버가 해외에 있고, 사건 연루자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수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도 "이미 특정된 피의자들이 있어 국제 공조를 통해 엄중히 추적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