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나스닥 급등시킨 `고래`는 손정의 회장이었다
입력 2020-09-05 10:55 
손정의, 소프트뱅크

최근 한달간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 뒷배경에 손정의 회장(사진)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있었다는 시장 관측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등 나스닥 주요 기술주 관련 콜옵션 40억달러(약4조8000억원)을 지난달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콜옵션은 해당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사들일 권리를 뜻한다. 주가가 오를수록 가치가 상승하는 구조다. 콜옵션은 거래구조상 레버리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당 콜옵션을 통한 투자는 주식 500억달러(약60조원)을 사들인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나스닥지수는 7월말 10745.27에서 8월말 11775.46으로 한달새 9.59%나 급등했다.
소프트뱅크가 콜옵션을 사들인 경우 해당 콜옵션을 매도한 시장 참여자는 주가 상승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여야한다. 나스닥 지수 급등 배경에 손 회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4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연이틀 장중 전일 대비 5%대 급락세를 나타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손 회장의 과감한 베팅 관련 소문이 시장에 퍼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콜옵션같은 파생상품은 속성상 투자원금 대비 수익도 크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연못 속 고래가 자칫 실수할 경우 연못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대형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이란 '연못'에서 '고래'가 되지 않도록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올 상반기말 기준 752조2000억원이다. 이는 4일 기준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합계 1609조1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운 규모다.
[한우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