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중권 "간호사 위로 대통령 SNS 메시지 간사해 보여"
입력 2020-09-05 10:04  | 수정 2020-09-12 10:07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간호사들의 노고를 위로한 것을 두고 '의료진 갈라치기'라는 지적이 불거진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중재와 통합의 대통령 역할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4일 SNS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고 "동의한다. 누가 썼느냐보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면서도 "문제는 이번 SNS 메시지가 매우 '간사해' 보인다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을 쓴 이가 문 대통령이든 오종식(청와대 기획비서관)이든, 일단 대통령 공식 트위터로 나간 글은 대통령의 발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청와대 전현직들이 보인 히스테리 반응은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설문을 누가 쓰든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대통령의 철학이 녹아 있느냐니까"라고 부연했다.

진 전 교수는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할 대통령이 나서서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이 코로나 환자들 치료에 고생을 한 의료진을 '갈라치기' 했으니, 계산이 너무 얄팍해서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더라"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대표가 아니다. 대통령은 여든 야든, 중도층이든 무당 층이든 모든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대통령의 중재와 통합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어느샌가 이 나라에서 그 대통령의 역할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SNS에 의료계 파업 중 간호사들의 노고를 두고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며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체 국민을 헤아려야 하는 대통령이 이른바 '의료진 갈라치기',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야권을 중심으로 비난이 지속되자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은 "국민에게 그 뉴스를 통해 발신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엽적인 문제들로 자꾸 번져나가는 것 같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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