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부리TV] 로또 청약 광풍 뒤에 `역차별`에 눈물흘리는 조합원
입력 2020-08-24 18:08 

이달 초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집행부 전원이 해임됐습니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주목받은 둔촌주공은 조합 집행부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3.3㎡당 2978만원) 수용 등에 반발해 조합 해임총회를 추진했습니다. 총회 결과 해임안건이 통과돼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전문조합관리인체제로 조합을 재정비하고 기존 분양가를 올려 연내 선분양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재건축 조합 입장에서는 예정대로 빨리 분양하는 것이 사업상 유리합니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각종 금융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재건축 조합들이 HUG의 분양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HUG의 분양가 통제로 청약시장에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로또 청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340대1)을 기록한 수색증산 DMC SK뷰아이파크포레도 시세의 60% 가까운 분양가로 3만7000여명가까운 청약자들이 몰렸습니다.
그러나 재건축 조합원들은 "정부의 로또 분양으로 분담금 폭탄을 맞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분담금이 늘면서 내 집 입주를 포기하는 조합원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1983년부터 둔촌주공에 거주한 조합원 신모씨(62)는 "현재 시세대비 거의 55% 분양가로 분양을 하는데 어느 조합원이 찬성하겠느냐"고 했습니다.

앞서 HUG는 둔촌주공 분양가를 3.3㎡(평)당 2978만원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호갱노노에 따르면, 둔촌주공과 인접한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5539세대)는 평당 58000만~6000만원대입니다. 이보다 규모가 적은 둔촌동 아파트도 평당 3000만원 후반대 이상입니다. 800세대 규모의 둔촌푸르지오의 경우 매매가격이 평당 3700만원대로, 전용면적 84㎡기준 최근 실거래가가 11억6000만원에 달합니다.
조합원 송모씨(58)는 "당장 아파트라든지 주변시세가 나오는데 반값 아파트로 만드는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일반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 일부 조합원들은 입주를 포기할 위기여서 도저히 HUG 분양가를 받아들일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추진하던 3.3㎡당 3500만원 대의 분양가와 비교하면 HUG 분양가는 평당 500만원 이상 낮습니다. 이에따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 1명당 분담금이 1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합원 장모씨(60)는 "당초 7000만원 정도 돌려받는 것을 계획했다가 1억5000만원을 더 줘야한다고 한다. 지금 저랑 집사람이랑 퇴직하고 연금받는 처지인데 1억원을 대출받아서 갚는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내 집에 못들어갈 수 있다"고 울먹였습니다.
신모씨는 "대지지분이 절반 이상 날라가는데 조합원은 대지지분을 내놓고 추가분담금까지 2억까지 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일반분양 당첨자들은 10억도 안되는 가격에 들어올수 있다. 조합원도 이나라 국민이고 시민인데 왜 조합원의 희생만 강요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박모씨 (35)는 "어렸을때 둔촌주공에 살면서 부모님과 저 모두 열악한 난방시설, 녹물을 참고 버텼다. 새집에 살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기다렸는데 분담금 폭탄은 조합원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본격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로또청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건축 조합원들은 "우리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정부가 시세를 인정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부동산전문 채널 매부리TV는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1만 2000가구 규모 둔촌주공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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