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이재명, TK·보수·반문에서도 높은 지지…`제2의 유승민` 우려도
입력 2020-08-24 15:50  | 수정 2020-08-31 16:37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까지 발표된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앞선 경우가 여러차례 나오면서 차기 대선 구도도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재명 지사 지지율의 일정 부분을 보수층에서 견인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여권에선 상대 진영의 호감까지 더해지면서 지지율 1위로 올라선 이 지사의 모습이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율 흐름과 겹쳐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4일 이후 한국갤럽·코리아리서치·조원씨앤아이·한국리서치가 각각 공개한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코리아리서치를 제외한 3개 기관에서 이재명 지사가 이낙연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특히 이 지사는 대구·경북(TK)에서 이 의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TK로 좁힐 경우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이 지사는 26%, 이 의원은 8%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여야 후보를 통틀어 1위였다. 코리아리서치와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TK에선 이 지사가 이 의원보다 2배 정도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정당지지층별로 보면, 미래통합당 지지층이 이 지사를 지지한 비중이 코리아리서치만 5.8%로 집계됐을 뿐 그 외 기관들에서는 10% 이상을 기록했다.
이재명 지사는 여권 지지율 흐름과도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의원과 달리 이재명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와 따로 움직인다는 세간의 평가가 사실로 확인됐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의 국정평가를 '잘못함'이라고 응답한 사람 중 20.4%가 이 지사를 대선후보로 선호했다. 반면 국정수행 부정평가자 중 이 의원을 지지하는 비중은 3.1%에 불과했다. 반대로 문 대통령 국정평가에 긍정 의사를 표시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 지사와 이 의원을 비교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문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51.5%는 이낙연 의원을, 29.1%는 이재명 지사를 지지했다. 이낙연 의원은 모든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선택한 지지율 1위 후보였다.

이처럼 이재명 지사는 보수층까지 표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선 다른 해석도 나온다. 확장성은 있지만 과연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을 보이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2015년 4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각을 세운 뒤 호남과 민주당·반박근혜 지지층 성원에 당시 여당 후보 지지율 1위를 잠시 했다"며 "하지만 보수층 내 비호감에 유 전 원내대표의 대권행보는 발목이 잡혔다"고 말했다. 즉 현재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추이가 당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들에선 이 의원의 한계도 함께 지적됐다. 정의당 지지층에선 이 지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86그룹 의원은 "'이 의원이 진보적이냐'는 의문이 진보층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2차 재난지원금을 일부에게만 지급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오해하고 민주당의 보편복지 노선을 버리고 보수야당의 선별복지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민주당에 대해 각을 세우며 전국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다.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