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지막 카드 꺼내나…문 대통령 "절체절명의 시간, 지금 못막으면 3단계 격상"
입력 2020-08-24 15:27  | 수정 2020-09-07 16:07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전국에서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이번주 진화에 실패하면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을 나타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 어디서든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 상황보다 훨씬 엄중한 비상 상황"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이 확산의 중심지가 되었고 전국 어느 곳도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최후의 조치란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며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하고 의료 체계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의료계를 겨냥한 강력한 경고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확산 저지에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행동은 결코 지지받을 수 없다"며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할 수 있지만 합법적인 선을 넘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휴진, 휴업 등의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에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의 단초가 된 일부 교회와 보수단체의 8·15 광복절 집회에 이어 정부 방침에 지속적으로 반발한 것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방역 방해와 가짜뉴스 유포는 공동체를 해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명령을 거부하며 방역에 비협조하거나 무단이탈 등 개인 일탈행위 또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부 종교계의 반발을 겨냥해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과 공공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권력의 엄정함을 분명하게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안중덕 샘터교회 목사의 '코로나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란 글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안 목사는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라'는 뜻입니다.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이라며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뜻"이라며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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