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 와중에…가격 인상 앞둔 고가매장 `북적`
입력 2020-08-24 15:15  | 수정 2020-08-24 15:55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며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명품 업체들은 불황을 잊은 채 이곳을 찾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해외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가격이 오르기 전 제품을 사기 위한 소비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일별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던 지난 주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엔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찾은 소비자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썰렁해진 백화점 맞은편 명동 거리와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오는 1일 가격 인상을 예고한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는 번호표를 뽑고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만 매장 입장이 가능했다. 웨이팅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백화점 폐점 시간까지 대기가 줄어들지 않아 헛걸음을 한 손님들도 있었다. 25일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한 또 다른 명품 브랜드 티파니앤코 등 다른 브랜드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날 백화점을 찾은 직장인 신 모씨(31)는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 예물 반지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다"며 "코로나가 확산돼 외출을 삼가고 있지만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소식에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사정도 비슷했다. 한 명품 쥬얼리 매장은 백화점 폐점 시간까지 대기가 이어져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있었다.
코로나가 확산하며 전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명품 업체들은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샤넬, 디올, 루이뷔통 등 유명 브랜드들이 한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5월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려오자 백화점 개장 전부터 매장에 장사진을 치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며 '보복소비' 경향이 가속화돼 명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명품업체들은 앞으로 더 호황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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