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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투신전 상담 9년간 8113건
입력 2020-08-24 15:09 

"여보세요. 여기 마포대교인데요..."
드문 경우이지만 한강 교량을 걸어서 건너다보면 군데군데 설치된 전화기를 볼 수 있다. 바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생명의전화가 2011년부터 9년간 운영중인 'SOS생명의전화'다. 교량에서 투신을 통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해보는 연락수단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1년부터 9년간 운영중인 SOS생명의전화 상담데이터 분석 결과가 24일 공개됐다. 이 전화는 20개 교량이 75대가 설치되어 이다.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며 위기상황 발생시 119구조대, 경찰과 연계해 생명구조 작업이 진행중이다.
지난 9년간의 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살 위기상담이 8113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투신 직전의 고위험자를 구조한 건수는 1595명에 달한다.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온 곳은 마포대교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한강대교와 양화대교가 각각 8%와 4%로 뒤를 이었다. 이용자 중에서 남성이 56.5%로 여성보다 많았으며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10대(30.8%)와 20대(32.7%)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상담 유형을 보면 이성교제와 직장·사회 적응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이 22%로 가장 많았다. 진로고민과 학업에 대한 압박감에 대한 상담도 20%에 달했다. 이는 10~20대 이용자가 많은 전화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많이 찾는 시간대는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가 절반에 달하는 52%를 차지했다.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자살은 개인적인 요인도 있지만 사회적·제도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회문제"라며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늘고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불안감과 우울감, 자살충동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재단은 심각한 사회 문제인 자살 문제의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청소년 자살예방사업', 농촌 지역 노인들의 음독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 일반인 대비 자살위험이 8배 이상 높은 자살 유가족과 자살시도자를 위한 '자살위험군 지원사업' 등 대상 별 전방위적인 자살예방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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