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니커즈 리셀부터 편의점까지…더 이상 `신상`만 팔지 않는 백화점
입력 2020-08-24 13:52 
감성편의점 고잉메리 을지로점 전경

최근 점포별 리뉴얼을 속속 진행 중인 백화점 업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더 이상 패션·잡화 등의 신상품 판매만을 고집하기 보다 미술품을 전시해 팔며, 한정판 스니커즈의 재판매(리셀)가 백화점 내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편의점에 '백화점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 자리를 내주기까지 하고 있다.
24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2월을 목표로 전관 리뉴얼을 진행 중인 영등포점에 MZ세대의 관심 콘텐츠를 적극 도입키로 했다. 특히 백화점 간판인 1~2층에 관련 매장을 전면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백화점 1층에는 해외명품이나 화장품 매장이 들어서 있지만 더 이상 이들 매장만으로는 떠오르는 소비층인 MZ세대의 마음을 더 이상 잡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백화점 전통을 파괴하고 과감한 MD를 파격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감성편의점 고잉메리 을지로점 전경
리뉴얼한 영등포점 1층에 선보이는 파격적인 MD로는 '고잉메리' 플래그십 콘셉트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신개념 편의점인 고잉메리는 일반 편의점과 달리 '감성' 편의점을 표방한다.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색다른 큐레이션으로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힙한' 곳이다.
고잉메리가 선보인 요괴라면은 출시 한달만에 7만개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개념만두, 개념볶음밥, 달괴(달고나), 결벽요괴(물티슈) 등 자체 상품과 먹거리·생활용품 등 신박한 아이템 판매가 주를 이룬더.
롯데백화점은 또 영등포점에 국내 최초의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오프라인 '스니커즈 리셀 거래소'를 구현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요즘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및 재테크 문화인 '스니커테크(Sneaker+tech)' 트렌드에 발맞춰 매장 1층에 전격 오픈하기로 했다"며 "온라인 웹과 앱 기반의 리셀 플랫폼을 오프라인에 선보이는 국내 업계 최초의 시도라 더욱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오버더피치 래플리카 편집매장 홍대 팝업스토어 전경
축구 팬덤 역시 공략한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각종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을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으로 '라이선스'가 있는 복제품을 의미)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버더피치와 협업하기로 했다. 축구 유니폼을 데일리룩과 믹스매치해서 착용하는 셀럽들이 많아지면서 유니폼이 MZ세대의 스트릿 패션 아이템으로 부각되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그야말로 'MZ세대의 놀이터'로서의 매장 변신을 꾀하는 것.
최근 신관 증축 이후 4년만에 첫 리뉴얼을 단행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명품 매장 사이사이 예술 작품 120여점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으로 꾸며 눈길을 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들을 매장에서 상설 전시하는 것은 물론, 직접 판매까지 나선 것은 업계에서 처음있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강남점 3층 아트스페이스 전경
실제로 3층 명품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120여점을 가득 채운 아트 스페이스가 마련 돼 있다. 신세계갤러리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 공간은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구매까지 돕는다.
대표 작가로는 회화에서 김미영, 김영세, 김혜나, 김환기, 박경아, 버넌 피셔, 서정빈, 양홍규, 윤향로, 전현선, 차규선, 허명욱, 허우중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김대수, 민병헌, 엘리엇 어윗, KDK 등이 있으며, 조각 작품은 마크 스완슨 등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사이를 가득 메운 예술품 속을 거닐다 보면 이곳이 백화점인지 갤러리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사진부터, 조각, 회화까지 다채로운 예술 작품으로 매장을 구며 쇼핑의 즐거움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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