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독일서 치료중인 '푸틴 정적' 나발니,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
입력 2020-08-24 09:44  | 수정 2020-08-31 10:04

독일에서 치료 중인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44살 알렉세이 나발니가 현지시간으로 어제(23일)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독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옴스크에서 베를린 샤리테병원으로 옮겨진 나발니는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날 나발니의 부인과 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가 샤리테병원을 찾아 나발니를 살펴봤으나 취재진에게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애초 나발니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취소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독일 시민단체는 나발니를 독일에서 치료하기 위해 의료용 항공기를 보냈습니다.

옴스크 병원 측은 애초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며 이송을 거부했으나, 나발니의 상태를 살펴본 독일 의료진이 이송 가능하다는 소견을 내자 이송을 허락했습니다.

나발니 측은 옴스크 병원이 처음에 이송을 거부한 데 대해 나발니의 체내에서 독극물을 추적할 수 없을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나발니는 의료용 항공편으로 전날 오전 베를린 테겔공항에 도착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샤리테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슈피겔온라인은 나발니의 치약 등 개인 소지품에 대해서도 독성물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샤리테병원은 베를린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으로 2018년 나발니와 마찬가지로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으로 쓰러진 러시아의 반체제 록그룹 리더 표트르 베르질로프도 치료한 바 있습니다.

베르질로프는 모스크바에서 법원 심리를 마친 뒤 갑자기 쓰러져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샤리테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독극물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베르질로프는 러시아 정보당국에 의한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발니는 지속적으로 푸틴 정권을 비판하고 주류 세력의 부패를 고발해오면서 푸틴의 대항마로 떠올랐습니다.

2018년 대선에서는 과거 지방정부 고문으로 재직시절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 때문에 후보 등록을 하지 못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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