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테슬라는 못할걸"…2000만원대 `테슬라 킬러`, AS·충전도 걱정없네
입력 2020-08-24 09:01 
[사진제공=르노삼성]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명사' 테슬라의 콧대를 꺾은 2000만원대 프랑스 전기차 '르노 조에(ZOE)'가 한국에 상륙했다.
조에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올 6월까지 유럽에서 21만6057대가 판매되면서 닛산 리프(16만9289대), 테슬라 모델3(12만7633대)를 따돌리고 '넘버 1' 자리를 꿰찼다.
조에는 전기차에 어울리는 미래지향적 디자인, 전기차 본질에 충실한 친환경성과 높은 경제성, 합리적인 가격으로 '실용'을 추구하는 유럽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테슬라 킬러'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구입의 일반적 목적인 유지비 절감과 같은 경제성보다는 디자인·기술의 혁신성, 기존 자동차 브랜드와 차별화된 가치 때문에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럽 전기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테슬라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유럽에서 테슬라를 '넘버2'로 만든 조에는 이달부터 테슬라가 장악한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전기차는 1만4563대가 판매됐다. 이 중 테슬라 몫이 7080대다. 점유율 43.3%로 1위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르노삼성을 통해 국내 판매되는 조에는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090x1730x1560mm, 휠베이스는 2590mm다.
해치백 스타일 외관은 미래지향적이다. 보닛 좌우에 2줄씩 자리잡은 사선은 볼륨감을 살려주면서 시선을 집중시켜주는 효과를 낸다.
전면 중앙에는 르노의 로장주 엔진, 그 옆에는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씨자(C) 형상의 주간주행등이 자리잡았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날개를 편 채 하늘을 나는 전투기, 먹이를 쏘아보는 올빼미를 연상시킨다.

프런트 범퍼에는 그릴과 LED 안개등 주변에 크롬 인서트가 더해졌다. 공기역학적 성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입체감을 더하기 위해 사이드 벤트도 장착됐다. 인텐스·인텐스 에코 트림에는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핫스탬핑 그릴이 적용됐다.
뒷좌석 도어는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 기둥) 안쪽에 숨겨져 있다. 삼각형 손잡이 왼쪽을 누르면 손잡이가 튀어나온다. 리어 램프도 독특하다. 마름모 형태에 '7선'이 들어갔다.
인테리어의 경우 동급 최대의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에 '이지 커넥트(EASY CONNECT)'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적용한 터치방식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로 미래지향성과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공조 기능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버튼으로 별도 적용됐다. 르노 캡처와 르노삼성 XM3와 비슷한 구조다.
젠·인텐스 에코 트림에는 시트, 도어 암레스트, 대시보드, 시트 등에 친환경 업사이클 패브릭을 사용했다. 자동차업계에서 전례 없는 혁신이다. 전기차 제조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르노의 의지를 보여준다.
디지털 편의성도 강화했다. 이지 커넥트 멀티미디어 시스템과 멤버십 차량 관리 애플리케이션인 '마이 르노' 앱을 통해 운전자에게 충전 및 차량 상태 정보 확인, 원격 제어 등을 제공한다.
앱을 통해 충전소를 포함한 최적의 드라이빙 경로를 제공하는 'EV 스마트 루트 플래너'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안전성도 우수하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오토매틱 하이빔(AHL) 등 주행 안전을 위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모든 트림에 적용했다.
인텐스 트림과 인텐스 에코 트림에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과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EPA)도 추가로 달았다.
차량 스스로 앞 차와 거리를 조절하면서 가감속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은 없다. 르노삼성은 이에 대해 도심에서는 잘 쓰지 않는 기능이어서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인 'Z.E. 보이스'는 3가지 사운드를 제공한다.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후방카메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오토홀드 포함), 오토 클로징&오프닝 기능,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편의장치도 장착했다.
시승차는 100kW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했다. 136마력의 최고출력과 25kg·m(245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54.5kWh 용량의 Z.E. 배터리는 완충 때 309km(WLTP 기준 395km)를 주행할 수 있다. 50kW급 DC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30분 충전으로 150km를 갈 수 있다.
운전석 시트 조절은 불편하다. 정확히 말하면 르노 차량을 처음 몰아보는 운전자에게는 불편하다기 보다는 익숙하지 않다.
레버나 버튼이 아닌 로터리 조절 방식이어서 오른손으로 원형 시트 조절장치를 힘을 줘 돌려가며 각도를 맞춰야 한다. 시트 높낮이도 조절할 수 없다.
시동 소리는 전기차답게 없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순발력 있게 반응하며 치고 나간다. 전기로 모터를 돌려 구동력을 얻는 전기차의 특징이다. 가속력은 웬만한 스포츠카 수준이다. 정지 상태에서 50km/h까지 3.6초 만에 도달한다.
[사진제공=르노삼성]
실내는 엔진 소리가 없어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 보니 바람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승차감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곳을 매끄럽게 통과한다.
'B모드'는 전기차의 효율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운전 재미도 제공한다. 전자식변속기 'E-시프터(E-shifter)'의 원 터치 컨트롤로 설정할 수 있다.
B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때는 순간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감속이 이뤄진다. 막히는 도로나 장거리 주행에서 브레이크 페달 사용 빈도를 줄여준다.
페달 하나로 가감속을 모두 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단, 안전을 고려해 완전히 멈추지 않는다. 감속하면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 배터리도 충전시켜준다.
B모드는 다른 전기차의 회생제동 장치보다 이질감이 적은 편이다. 속도를 크게 줄일 때 발생하는 '울컥' 현상도 거의 없다.
지그재그 도로에서 와인딩할 때 B모드를 사용하면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거나 엔진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없는데다 차체 무게중심도 낮아 재미있으면서도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는 일반 모드를 사용할 때와 좀 더 거칠게 통과한다.
[사진제공=르노삼성]
조에는 수입 전기차의 단점인 '가격·AS·충전' 3가지 측면을 모두 보완한 게 장점이다.
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환경부 국고 보조금 736만원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 적용하면 '2000만원대 수입차'가 된다. 서울에서는 최저 2809만원, 제주도에서는 최저 2759만원이다.
테슬라 판매 걸림돌로 여겨지는 애프터서비스(AS)도 조에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에는 수입차이지만 일반 정비의 경우 전국 460여개 르노삼성 AS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전압 배터리와 관련된 수리는 전국 125개의 르노삼성 오렌지 레벨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조에 Z.E. 배터리에 대해 8년 16만km까지 배터리 용량 70%를 보증한다. 문제 발생 때 충전기 제휴업체와의 공동 대응을 통해 고객들의 충전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충전도 편리한 편이다. 8월 기준으로 조에가 이용할 수 있는 전국 공용충전기는 2만3000여기에 달한다. DC콤보 급속충전기는 7131기, AC단상 완속 충전기는 1만5844기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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