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휴가야, 파업이야?"…집단휴진 모른 환자, 문 연 병원 찾아 '진땀'
입력 2020-08-14 11:33  | 수정 2020-08-21 12:04

"연휴는 내일부터인데 왜 오늘부터 휴가 간다고 써 붙여놨대요?"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으로 동네병원 다수가 휴진한 광주·전남에서는 오늘(14일)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다니며 진땀을 흘리는 환자를 병원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내과에 혈압약을 처방받으러 찾은 63살 여성 박모씨는 '14~17일 하계휴가 휴진'이라고 글이 붙은 병원 현관문을 괜히 한번 밀어봤습니다.

지난 수해로 병원 건물 엘리베이터마저 고장 나 힘겹게 오른 계단을 다시 내려간 박씨는 1층 약국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는 약사에게 "왜 오늘부터 병원이 쉰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집단 휴진하는 거란 설명을 들은 박씨는 문을 연 다른 병원을 약사에게 안내받고는 "저기까지 가려면 또 한참 걸어가야 하겠네"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날 광주의 수많은 동네 병원이 총파업에 동참하기 위해 휴진하면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가벼운 감기 증상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휴진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허탕 치고 진료 대신 종합 감기약 등 응급약으로 버티려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날 광주에서는 약 25.6%(13일 파악 기준)가 휴진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주에는 종합병원 23곳·중급병원 81곳·동네 병원 955곳이 있는데, 동네병원 230여개가 휴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1천136개(종합병원 24·중급병원 79·요양병원 90·의원 943) 병원이 있는 전남지역도 의원급 동네병원 중에는 25~30%가 휴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광주의 경우 각 구청 보건소에서 전화 연락 등으로 휴진 경위를 묻자 동네 병원의 약 90%가 하계휴가라고 사유를 밝혔고, 파업 참여를 이유로 밝힌 곳은 10%에 불과한 수준이었습니다.

전남도 대부분 휴진 병원이 하계휴가를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병원은 단골 환자를 놓칠까 봐 오늘(14일) 하루를 휴진하는 대신에 15~17일 사흘간의 연휴 중 하루를 진료하기로 한 곳도 다수 있었습니다.

전남대병원 등 광주·전남 종합병원에서도 지난 7일에 이어 이날도 600여명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총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종합병원에서는 지난 파업과 마찬가지로 전공의 대신 전문의들이 진료에 대체 투입되면서 정상적으로 외래 진료가 진행 중입니다.

광주·전남 시도의사회는 오늘(14일) 오후 3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전공의·의대생·의사들과 함께 궐기대회를 개최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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