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북한에 무슨 일이…주민 불만 무마, 지원 명분 쌓기?
입력 2020-07-26 19:20  | 수정 2020-07-26 19:50
【 앵커멘트 】
탈북자 월북 사태가 어떻게 일어난 건지, 북한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저의는 뭔지 외교안보팀 배준우 기자와 뉴스추적하겠습니다.

【 질문 1 】
배 기자, 월북에 대한 우리 군의 공식 입장은 뭔가요? 월북한 걸 인지하고 있었나요?

【 답변 】
군 당국은 오전까지는 북한 보도 내용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었는데요.

오후에 북한 공개 보도와 관련된 탈북자를 특정해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사실상 월북 사실을 공식 확인해준 겁니다.

군은 북한이 밝힌 대로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해 이 시기 탈북자 중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인원을 확인해 본 결과 김포에 거주하는 24세 김 모 씨 한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한 군 당국은 월북 과정에서 감시 장비와 녹화 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집중 확인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북한에 어떻게 넘어갔다는 건가요? 추정되는 경로가 있나요?

【 답변 】
북한은 지난 19일 탈북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귀향했다고 보도해 철책이 뚫렸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요.


현재까진 지상을 통한 월북 가능성은 낮고 한강 하구를 통해 헤엄쳐서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년 전 탈북할 때도 바다로 헤엄쳐서 경계선을 넘은 경력이 있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탈북자 김 씨는 최근 김포와 강화, 교동도 일대를 사전 답사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3 】
남과 북의 군사 경계가 모두 뚫렸어요. 과거에 북한군이 우리 군 초소에 노크를 하고 귀순한 사건도 있었는데, 또 경계에 실패했네요.


【 답변 】
네, 지난 2012년이었죠.

강원고 고성에서 북한군 병사가 군사 분계선 철책을 넘어와서 귀순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우리 군 초소를 노크할 때까지 철책을 넘는 걸 인지하지 못한 경계 실패의 책임을 물어 사단장과 연대장 등이 보직 해임되는 문책을 당했습니다.

▶ 인터뷰 : 박성규 / 당시 육군 제1군사령관 (2012년)
- "군 기강이 문란해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비치는 것에 대해 최고 지휘관으로서 정말 우리 부하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북한도 당황한 기색인데요.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지역 전방부대의 허술한 전선 경계 근무 실태를 지적하고 엄중한 처벌 적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질문 4 】
북한이 내부 코로나19 확산을 공식 인정한 건 처음 아닌가요?

【 답변 】
네, 북한은 그동안 코로나19 감염자가 0명이라고 주장해왔는데요.

이번에 월북한 탈북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며 처음 감염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개성시에서 감염의심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감염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식량난에 코로나19 감염까지 겹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 인터뷰(☎) : 최정훈 /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 (지난 4월)
- "북한이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이 260명이 넘고, 북한 내부에서는 이걸 코로나로 사망한 게 아니라 의심 사망으로 분류해서 코로나가 전혀 없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 질문 5 】
북한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이유는 뭘까요?

【 답변 】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책임을 외부에 돌리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까지 원자재 수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자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노림수일 수 있다는 거죠.

▶ 인터뷰(☎) : 박원곤 /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내부적으로 전혀 확진자가 없는데 외부에서 확진자가 들어온 거니까 자신들의 방역 체계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방역 책임을 남한에 돌림으로써 방역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수혜가 아니라 배상 차원에서 받아내겠다는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있고요.

더 나아가 개성에 있는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 방역을 빌미로 개성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재무장 수순에 나설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월북 사태가 남북 교류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 같은데요. 북한이 무슨 의도를 가진 건지 앞으로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외교안보팀 배준우 기자였습니다.

[ wook2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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