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형님쉴땐 아우가…중소형 언택트株에 바통
입력 2020-07-20 17:51  | 수정 2020-07-20 19:41
많이 오른 '언택트 3형제'(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를 대신해 중소형 언택트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형 언택트주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는 점과 업종 내 순환매 차원에서 단기 주가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카카오 주가는 12.79% 하락했다. 네이버, 엔씨소프트도 각각 12.04%, 9% 하락했다.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하자 밸류에이션 부담감에 더해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소형 언택트주로의 수급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7월 들어 외국인들도 언택트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외국인은 경기민감주와 함께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 중소형 게임주를 순매수 상위권에 뒀다. NHN, 위메이드도 소폭 순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는 모두 순매도했다. 특히 네이버와 엔씨소프트는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큰 폭으로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가총액 30위권 내에 있는 인터넷·게임 업종 중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넷마블이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언택트 수혜주로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보였지만 대형주보다 주목을 덜 받았던 중소형주로 시선이 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중소형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주도주가 시원스럽게 가지 못할 땐 여러 가지 대안적인 전략을 강구하게 된다"면서 "언택트주 중에서 기존에 잘나갔던 종목들보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업종 내 순환매 차원에서 중소형 언택트주가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언택트주가 덜 올랐기 때문에 언택트 대장주 주가 상승률과 대비했을 때 갭 메우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중에서도 NHN, 아프리카TV, 위메이드를 유망한 중소형 언택트주로 추천했다. NHN은 지난 4월 이후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 영향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모바일게임 신작 출시가 이어지며 게임사업부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아프리카TV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광고 매출 개선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메이드는 한한령 해제 등으로 중국과 관계 개선이 이뤄졌을 때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재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종목이기도 하다. 아프리카TV는 튼튼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크게 못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NHN 역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게임사업부의 12개월 선행 PER가 약 7.2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상태다. 위메이드도 중국 게임사들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