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시아 돌아오는 글로벌자금…韓증시 데울까
입력 2020-07-20 17:50 
지난달 들어 글로벌 자금이 아시아 지역 주식펀드(일본 제외, ETF 포함)로 유입되면서 한국 증시에도 외국인들이 다시 귀환할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했고 정보기술(IT)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춘 점이 아시아 주식펀드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20일 유안타증권과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7월 첫째 주까지 5주 연속 아시아 지역 주식펀드에는 글로벌 자금이 순유입됐다. MSCI 아시아 지수 등을 추종하거나 벤치마크로 삼는 펀드에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달 둘째 주 들어 다시 자금 유출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6주간 들어온 글로벌 자금은 3억9615만달러에 이른다. 아시아 지역 주식펀드는 일본을 제외한 중국, 대만, 한국 등 이머징국가의 비중이 높은 펀드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아시아 증시가 충격을 받았던 2월 넷째 주는 한 주 만에 11억달러가 빠질 정도로 자금 유출이 거셌지만 이제 펀드 자금 유입 측면에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최근 들어 자금 유출이 더 심해진 신흥국 펀드나 미국 주식, 유럽 주식펀드와는 대조적이다. 신흥국 펀드에는 아시아 이머징국가뿐만 아니라 브라질, 러시아도 포함된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아시아 이외 신흥국에선 코로나19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글로벌 자금이 크게 빠져나가는 것이다. 7월 첫째 주에만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선 2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 주식펀드 역시 단기간에 급상승한 지수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자 지난달 둘째 주부터 글로벌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진국 주식펀드에서 이익실현을 하고 있어 자금 유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아시아지역에 포스트 코로나의 수혜를 받는 경쟁력 있는 IT 기업이 많아 아시아 신흥국에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 펀드에 글로벌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계속 엑소더스 행렬을 펼치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다시 돌아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매달 코스피, 코스닥에서 순매도를 유지했다. 3월에는 12조8525억원을 팔았으며 5월 이후로는 다소 순매도 폭이 좁혀지고 있다. 달러화 약세 움직임도 외국인 귀환을 전망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 5월에 급감했던 수출 데이터가 회복되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순매도 액수도 줄어들고 있다"며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3분기 실적 회복 가능성이 나오면 그동안 관망하던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그러나 아시아 지역 주식펀드와는 달리 한국 주식펀드에서는 자금이 여전히 빠져나가고 있어서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순매수로 돌아선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6월 넷째 주 한국 펀드에 5억3700만달러가 유입된 것을 제외하고는 3월 넷째 주 이후 계속 자금이 유출됐다. 7월 들어서도 5억6258만달러가 유출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주식펀드엔 중화권 내부 자금도 일부 투자되기 때문에 여기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과 한국 펀드에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건 다른 문제"라면서 "강달러 일변도 현상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머징 자산 재평가가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국 증시로 외국인들이 본격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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