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회사채 발행 10년來 최대…우량채 비중 69%→82%
입력 2020-07-16 17:37  | 수정 2020-07-16 19:41
◆ 레이더 M ◆
코로나19 사태가 기업들의 자금 비축 수요를 자극한 결과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10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이후 매년 상반기 기준 국내 기업들의 일반회사채(자산담보부증권(ABS) 제외) 발행 규모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발행 규모는 39조2400억원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발행 규모(37조7500억원)를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 공사채, 금융채, 회사채 등을 합친 발행 규모도 약 20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55조8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발행 규모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시장의 심리는 신용등급별로 엇갈렸다.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 회사채가 전체 발행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82.3%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69.1%보다 크게 올라갔다. 반면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발행 비중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17.7%로 급감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우량등급 중심으로 발행이 지속됐다"면서 "A등급 이하에선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현대일렉트릭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A등급의 잔혹사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충격이 아직 완전히 회사채 신용등급에 반영됐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는 점이다. 하나금융투자가 2019년 신용평가사들의 상반기 정기평정을 분석한 결과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부여된 기업 수가 52개(나이스신용평가 기준)로 201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평가 대상 기업인 406개 가운데 약 25%에 해당한다. 반대로 실제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는 올해 상반기 14곳으로 지난해 상반기(15곳)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고, 신용등급 상승 기업 수를 신용등급 하락 기업 수로 나눈 '상하향배율'은 0.43배로 2015년(0.20배), 2016년(0.33배) 기간에 비해서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이는 신용평가의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실적은 타격을 받았지만, 1~2개 분기만 보고 결론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올해 신용등급 정기평정은 2분기 코로나19의 영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이뤄졌다"면서 "하반기 이후로도 비우량 회사채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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