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진중권 "최강욱 국정농단 재연"…秋장관 문건유출 논란 일파만파
입력 2020-07-09 10:46  | 수정 2020-07-16 12:08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둘러싼 법무부 내부 논의 과정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8일 오후 10시께 본인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엔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검사장을 포함한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이라고 돼 있다 이어 "'공직자의 도리' 윤 총장에게 가장 부족한 지점. 어제부터 그렇게 외통수라 했는데도…ㅉㅉ"이라고 썼다.
최 대표 주장은 추 장관이 같은날 오후 7시50분께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할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자신은 지휘에서 손을 떼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건의를 거부한 뒤 2시간 뒤에 나왔다. 법무부는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최 대표가 공개한 알림과 다소 차이가 있다.최 대표가 공개한 알림은 법무부 내부 입장에 관한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일종의 가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 대표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 때문에 법무부 내부 논의 과정 등이 외부로 새어나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최 대표는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법무부 가안' 존재는 기사에서 처음 알았고, 제가 법무부를 들여다본다는 표현에 기가 막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최 대표가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옮겨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이제 그 '다른 분'이 누구인지 밝히면 된다"며 "20분 후에 '글을 보신 다른 지인께서' 법무부 알림이 아니라고 알려주셨다고 했는데, 그 '다른 지인'은 또 누구냐"고 되물었다. 그는 "고구마 덩이가 주렁주렁 딸려 나올 것 같은 느낌"이라며 "최순실 사태도 시작은 미약했죠"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상식적으로 법무부의 공지를 '가안' 상태에서 SNS에 올리는 또라이가 어디에 있냐"며 "알려준 사람이야 우리 편 선수에게 미공개 정보를 미리 준다고 한 짓일 테고, 그걸 이 친구가 SNS에 올릴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최강욱, 요즘 한참 '업' 되어 있는 상태다. 괜히 권세를 뽐내려고 쓸 데 없는 짓 했다가 똥 밟은 거"라며 "이거, 까딱하면 사건이 커질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최순실 국정농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최순실이 봐줬다는 보도로 시작됐다"며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입장문을 범죄 피의자인 최강욱과 공유했다면 더 나쁜 국정농단"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법무부장관이 권력 끄나풀들과 작당하고 그 작당대로 검찰총장에게 지시할 때마다 검찰이 순종해야 한다면 그게 나라입니까?"라고 되묻고 " 추미애 장관이 요구하는 것과 문재인 대통령이 묵인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이거라면 이건 검찰 장악을 넘어 검찰 사유화, 바로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순실은 숨어서라도 했지만 이들은 드러내놓고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국정농단의 거대한 범죄를 라이브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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