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제2 바이오팜` 기대株…SK아이이테크, 코스피行 본격화
입력 2020-07-07 18:21  | 수정 2020-07-14 18:37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주간사단을 확정지었다. 국내외 증권사 4곳이 합류해 회사의 상장 작업을 돕게 됐다. SKIET는 예상 기업가치만 최소 5조원에 달해 2021년 '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이날 미래에셋대우와 JP모건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대표 주간사로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는 공동 주간사단으로 합류했다. 총 네 곳의 IB가 상장 작업을 맡게 된 것이다.
앞서 SKIET는 지난달 29일까지 10여 곳의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접수받았다. 지난 2일부터 이틀동안 프레젠테이션(PT) 등 정성평가 절차를 진행했다. 주간사단으로 3곳을 뽑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4곳'으로 확정지었다.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를 위해 외국계 IB를 하나 더 늘렸다.
시장 관계자는 "입찰 과정에 참여한 IB들은 가급적 빠른 시일내로 상장할 것을 제안했다"며 "현재의 타이밍에서 습식 분리막 사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IET는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습식 분리막'을 제조한다.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 전기 접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SKIET가 만드는 습식 분리막(LiBS)은 노트북컴퓨터,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고 있다. 분리막을 독자적으로 생산한 것은 국내 최초며 전세계에서도 세 번째에 달하는 쾌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Techno System Research)는 올해 습식 중대형 분리막 시장에서 SKIET의 점유율이 약 40.7%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증설을 마친 뒤 생산 역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IET는 지난해 말 증평 공장 12호, 13호 라인을 가동하며 기존 생산량의 40%가 넘는 물량을 추가 생산할 여력을 갖췄다. 테크노시스템리서치의 추산 점유율은 시장의 '전통 강자' 일본 아사히카세히(20.7%), 일본 도레이(18.7%)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다.
SKIET는 물적분할 첫 해인 작년 2630억원의 매출액과 806억원의 영업이익, 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분리막 소재 기업들이 높은 몸값을 인정받고 있어 기업가치 책정에 유리한 상황이다. 중국 분리막 소재 업체인 '창신신소재(Yunnan Energy New Material)'는 현재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주가수익비율(PER) 67배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선 에코프로비엠이 비교 기업으로 거론되는 데, 해당 종목은 코스닥 시장에서 PER 70배 정도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두 기업의 멀티플을 단순히 적용해 SKIET 기업가치를 최소 4조원 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국내 IB들은 전기차를 비롯한 전방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해, 입찰 과정에서 5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입찰에 참여한 IB업계 관계자는 "모회사가 50년 가까이 축적해 온 화학 기술, 나노 기술을 내세워 분리막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기 시작했다"며 "사실상 내년 유가증권시장 대어 자리를 점찍어둔 기업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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