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비전·고객충성도…네이버 시총 40조의 비밀
입력 2020-07-07 17:18  | 수정 2020-07-08 09:09
네이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인터넷·바이오 업종의 대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연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 지표를 새로 내놓거나 '버블 경계론'을 꺼내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49조6900억원) 네이버(45조9120억원) 등의 시가총액은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시중은행 시총을 모두 합친 43조8670억원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시총은 41조6290억원으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대 대장주와 삼성전자 주요 주주인 삼성생명의 시총 합계인 38조5350억원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증권가 일각에선 그간 특허권, 연구개발(R&D) 비용, 영업권 등 '재무제표에 숫자로 보이는 무형자산'을 넘어 사업 비전, 고객 충성도, 잠재적 시장 규모와 사업 확장성 등 '재무제표 숫자로도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0년 이후 자산 총계와 '재무제표상 드러난 무형자산' 간 비중을 집계한 결과, 2000년대 1%대를 유지하던 무형자산 비중은 2012년 이후 2%대로 뛰어오른 뒤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눈에 보이는 무형자산'과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 가치를 계산하기 위해 IBK투자증권은 기업별로 시총에서 자산 총계와 '재무제표상 보이는 무형자산'을 제외한 나머지를 '비공표 무형자산'으로 추정했다. 시총 500대 기업에 대해 '비공표 무형자산' 비중을 계산한 결과 2012년 이후 1.5% 선에서 1% 수준으로 거꾸로 내려오는 추세가 발견됐다. 이는 시총 상위 종목에서 '비공표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종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이다.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성장주가 증시 전체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5월 말 기준 개별 종목별 '비공표 무형자산' 비중은 삼성바이오로직스(5.66%), 셀트리온(5.46%), 네이버(1.21%) 모두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에서 KRX300 종목을 대상으로 2010년 2분기 이후 현재까지 '비공표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종목을 60개씩 끊어 5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백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코스피200 기간수익률(-5%)보다 '비공표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순서대로 좋은 투자 성적표를 받았다. '비공표 무형자산' 최상위 종목 60개만 모은 포트폴리오의 기간수익률은 122%에 달했다.
증권가 다른 한편에선 "튤립버블부터 닷컴버블, 비트코인버블 등 모든 버블은 터지고 나서야 버블임을 알게 됐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기존의 밸류에이션 지표로 설명되지 않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종목의 경우 '종목 리포트' 발간 실종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서 공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개별 종목 리포트는 4월 24일 이후로 단 한 건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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