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실검 오른 `서예지 허리`…나노 단위로 평가하는 시청자
입력 2020-07-07 16:53  | 수정 2020-07-08 17:07

지난 5~6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서예지 허리'가 한참 동안 올라 있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배우 서예지는 핑크색 투피스를 입었다. 상의는 크롭된 기장이고 하의는 허리에 딱 맞아 허리 라인이 강조되는 디자인이었다.
이 옷을 입은 장면이 송출되자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는 '서예지 허리'가 등장했다.
같은 날 밤 10시 55분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서예지 허리'는 다음 날인 지난 6일 10시 30분께까지도 검색어에 올라 있었다. (시사·엔터·스포츠 동일한 수치로 설정했을 때 기준) 검색어 설정에서 '엔터'를 가장 높게 설정하고 나머지를 모두 가장 아래로 내릴 경우 이날 오전 5시까지도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예지는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 실력을 보여준 배우다. 특히 지난 2017년 방송된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사이비 종교에 감금된 임상미 역을 맡아 방언 연기를 펼치며 대중에게 연기력을 증명했다.
이번에 서예지가 핑크색 옷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된 부분은 정신병원 환자가 자신의 엄마 행세를 하자 분노한 장면으로, 서예지의 발음과 발성, 연기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런 부분보다 허리가 더 주목을 받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공식 채널에서 올린 영상에도 연기력이나 해당 장면에 대한 감상보다는 허리에 대한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누리꾼들은 '예쁘다'부터 '이상하다', '징그럽다'까지 서예지의 허리를 두고 실시간으로 품평했다. 이들은 "사람 허리냐 개미 허리냐"(김**), "너무 말라서 이상해보인다"(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각 언론사에서는 서예지의 허리가 몇 인치고 얼마나 얇은지, 키와 몸무게는 어떻게 되는지,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등 관련된 기사를 쏟아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서예지 허리 관련 기사는 총 90여건에 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허리 이야기에서 시작해 가슴 크기에 대한 평가까지 이어나갔다. 이들은 가슴 성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가슴은 수술한 것 같다"(브**)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 '서예지'를 입력하면 관련 검색어 상단에 '서예지 가슴수술'이 뜨는 상황.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남자 주인공 및 남성 출연자를 성적 대상화한다는 이유로 시청자로부터 비판받아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이 드라마 관련 민원은 이날 2시 25분까지 총 272건 접수됐다.
시청자들은 극 중 고문영(서예지 분)이 문강태(김수현 분)의 몸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거나 접촉을 시도한 장면 등이 보기 불편하다며 문제 삼았다. 또 고문영이 조증 환자 권기도(곽동연 분) 쪽을 보며 "아담하네"라고 말한 부분과 문강태에게 "나랑 한번 잘래?"라고 묻는 부분도 성희롱이라고 지적했다.
품평·성희롱적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던 시청자들이 배우를 평가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여성을 주축으로 한 누리꾼들은 "성희롱 논란을 제기했으면서 성희롱을 한다"(아****), "서예지 몸매 품평하는 건 안 불편하냐"(사****)고 비판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매주 주말 저녁 9시 방송된다.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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