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이 역사 지울라…"천안문 사태, 그날의 기록 디지털화 하자" 홍콩서 기금 모집
입력 2020-07-07 15:30  | 수정 2020-07-14 16:07

중국 천안문 사태 관련 전 세계 유일한 기념관인 홍콩 6·4기념박물관이 소장품 영구보존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홍콩 압박을 본격화한 중국이 조만간 역사 지우기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 6·4기념박물관은 소장품의 디지털화를 위한 자금 모집을 최근 시작했다. 내년 9월까지 온라인 전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전 홍콩 노동당 의원 리척옌은 "중국 정부가 이 박물관을 훼손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면서도 "우린 31년 전에 일어났던 일을 세계에 계속해서 상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번화가인 몽콕지역 한 건물의 10층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는 천안문 사태 관련 사진 등 기록물과 당시 희생자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에서 열린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중국 공산당이 군을 동원해 유혈진압한 사건을 잊지 말자는 목적으로 2012년 건립됐다. 하지만 "건설 목적과 다르게 쓰이고 있다"는 이유로 송사에 휘말려 2년 뒤 폐쇄됐다가 작년에 재개관했다. 친중 인사들에게 박물관을 점거 당하는 일도 겪었다. 건물 보안요원은 박물관을 찾는 모든 방문객의 신원 세부사항을 등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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