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中증시 경쟁…아마존·테슬라 질주 속 `中최대반도체` SMIC, 8조원 공모 계획 제출
입력 2020-07-07 11:37  | 수정 2020-07-09 13:07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이 여전히 전세계 피해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 증시와 중국 상하이·홍콩 증시가 기술주 대결을 벌이며 앞다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최대 반도체업체 SMIC가 '중국판 나스닥' 상하이 스타마켓(STAR·커촹반)에 8조원 자금 공모 계획을 제출한 가운데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는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폭등하고 'IT공룡 4형제'인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가 '1조 달러 클럽'에 일제히 재진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실물 경기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강조하면서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특히 기술주가 이런 상승세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국영기업인 SMIC가 '중국의 나스닥 증권거래소'인 상하이 스타마켓에 주식을 추가 상장해 총 464억 위안(65억 5000만 달러·약 7조 8400억원)규모 자금을 공개 모집할 계획을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SMIC는 이번 상장에서 총 16억 9000만 주를 발행해 1주당 27.46위안(3.98달러·약 467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WSJ는 SMIC 주식 추가 발행·판매 옵션이 이뤄지는 경우 공모 금액이 75억 달러(8조98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SMIC의 상하이 스타마켓 공모 금액은 사상 최다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마켓의 이전 최대 공모 기록은 2019년 중국철로통신신호공사(16억 달러 공모)다. 지난 5월에만 해도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SMIC의 스타마켓 공모액이 24억∼30억 달러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다만 올해 홍콩 증시에서 SMIC 주가가 3배 이상 올라 시가 총액이 171억 달러에 달하는 등 주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결국 스타마켓 공모액이 늘어났다.
SMIC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업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SMIC는 미국 나스닥에서 자진 상장폐지 후 홍콩 증시에 상장했고 이어 이달 중국 본토인 상하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달 29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SMIC가 최초 상장 계획을 제출한 지 29일만에 승인해 상하이증권거래소가 1990년 설립된 후 최단기 승인 기록을 낼 정도로 SMIC 상장을 밀어부치고 있다.

이번에 스타마켓에 발행되는 SMIC주식 대부분은 중국 정부 산하 반도체산업 투자기금인 '국가집성전로산업투자기금'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사들인다.
7일 오전 중국 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1.3%이상 오르며 거래되고 있다. 하루 전날에 5.71% 급등해 2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편 6일 미국에서는 뉴욕 증시 3대 대표 주가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기술주 중심' 나스닥이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2.21% 오른 10,433.65로 장을 마감해 전통적인 '우량주 중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1.78%)와 '대형주 중심' S&P500 지수(1.59%) 상승세를 앞질렀다. 특히 나스닥 증권거래소의 MAGA 기업 중 하나인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주가(3057.04달러)가 5.77%올라 1주당 3000달러를 돌파하면서 MAGA 기업들이 동반 '시가 총액 1조 달러 클럽'에 동반 재입성했다.
연일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 중인 테슬라(1371.58달러)는 이날 13.48%폭등했다. 뉴욕 증시가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2분기 테슬라 전기차 판매 실적 기대감과 더불어 글로벌 투자은행이 목표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부추겼다. 이날 JP모건은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1050달러에서 1500달러로, 도이체방크는 900달러에서 1000달러로 높여 잡았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테슬라는 최근 주당 1000달러를 오가면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천슬라'라는 애칭이 붙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앞서 5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세력을 비웃으면서 빨간색 숏팬츠 한정판을 출시해 1장당 69.420달러에 판매했는데 투자자들이 앞다퉈 구매에 나서면서 하루 만에 매진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CNBC와 WSJ등은 중국 증시 분위기가 6일 미국 뉴욕 증시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국 발 훈풍이 어느 정도 작용하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 기업도 눈에 띄게 올랐다.
테슬라 후광 효과 속에 '중국판 테슬라'를 꿈꾸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중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니오는 이날 하루 새 주가가 22.71%폭등했다. 이밖에 NYSE에 상장한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가 7.30%,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판 구글' 바이두는 7.81%, '중국판 마켓컬리' 다다넥서스도 4.97% 오르는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6일 뉴욕 증시 상승세는 '관망 모드'이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천연가스 업체' 도미니언에너지 자산 인수에 나서며 간만에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또 같은 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비제조업 지수'가 5월보다 11.7포인트 오른 57.1포인트로 역대 최대폭 상승을 기록한 것도 호재로 꼽혔다. 해당 지수는 50포인트를 넘으면 해당 업계 활동이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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