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이슈]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그래도 위기는 현재진행형
입력 2020-07-07 10:08  | 수정 2020-07-14 10:37

삼성전자가 매출 52조원과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7.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2.73%나 증가했다.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02% 줄었고 영업이익은 25.58% 늘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실적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등 주력 제품의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이 6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원격근무와 온라인쇼핑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이 8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15.6%로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 깜짝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볼 수있다. 비대면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 증가는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증가와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다른 부문도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실적이 나올 때만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2분기 이후에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2차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외교 갈등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총수의 사법 리스크까지 겹쳐 있어 3분기 이후에도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대만의 TSMC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성장세도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중국계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투자를 확대하며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지만 방심했다가는 격차는 금세 좁혀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모든 돌발변수를 감안해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후발 업체들과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3분기 이후 실적은 예측이 어렵다. 2분기 깜짝 실적에도 삼성전자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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