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美 애넌데일 소녀상 훼손…뒤에서 잡아당겨 쓰러뜨렸다
입력 2020-07-07 08:35  | 수정 2020-07-08 09:07

미국 버지니아주의 대표적 한인타운인 애넌데일에 설치돼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6일 오후(현지시간) 한 남성에 의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 범행 동기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남성은 소녀상을 뒷편에서 잡아당겨 무참히 쓰러뜨린 뒤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현장 인근에 있던 행인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했으나 범행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일단 넘어진 소녀상은 관계자들이 임시 복구해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일벌백계를 위해 경찰에 신고하도록 조치했다"며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범인은 아시아계 남성이며 한인 사회에 따르면 애넌데일 부근에서 자주 목격됐다는 증언이 있어 일단 한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소녀상을 한 히스패닉계 여성이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애넌데일 소녀상의 경우 대로 변에 위치하고 있어 훼손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됐으나 이번 사건이 터진 것이다.
애넌데일 소녀상은 미국 내에 세워진 다섯번째 소녀상으로 지난해 10월 말 애넌데일 리틀리버 턴파이크 7601번지 건물 앞뜰에 설치됐다. 이 소녀상은 2016년 11월 워싱턴DC에 기증됐으나 설치 장소를 구하지 못해 창고에 보관됐었다. 이후 몇몇 교민의 도움으로 보관 비용을 마련했고 어렵게 설치 장소를 찾았다. 당시 제막식에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길원옥 할머니 등과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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