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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모범형사’ 손현주 수사물 바로 이 맛이죠
입력 2020-07-07 07:12  | 수정 2020-08-25 18:2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모범형사가 첫방송부터 시청자를 쫄깃한 긴장감으로 몰아넣었다.
배우들의 연기, 영상, 음악, 연출이 앙상블을 빚으며 웰메이드 수사물의 진수를 보여줬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형사, 드라마 주인공인 손현주와 장승조는 캐릭터와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스토리를 흡인력 있게 전달했다.
특히 손현주의 아우라는 독보적이었다. 생활연기의 달인답게 생활형 베테랑 형사 ‘강도창 그 자체였다. 배역의 입체감을 살린 것은 물론 탁월한 완급조절 연기로 대사 하나 하나에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했다.

럭셔리 베테랑 형사 ‘오지혁(장승조 분) 캐릭터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늘 궁상맞은 형사들만 보다 돈 많은 형사라는 설정이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8억원에 시계를 낙찰받으며 유유히 경매장을 나서는 그간 본 적 없는 호화찬란한 형사 캐릭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6일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모범 형사에서는 이은혜(이하은 분)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강도창(손현주 분), 오지혁(장승조 분)의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전국 3.9% 수도권4.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승진 심사를 코 앞에 두고 복잡한 사건은 피하려 노력 중인 강도창, 근무 평점은 1등이었는지 몰라도, 인간미는 떨어지는,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오지혁. 그런 두 사람 앞에 5년 전 사건의 은폐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온갖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까지 생긴 강도창에게 오지혁(장승조)이 새로운 파트너로 부임했다. 서울 광수대 근무 평점 1등이었다지만, 당시 별명은 앞에 ‘대(大) 자가 붙어서 ‘대꼴통”이었고, 후배지만 계급은 저보다 높아 말을 들을 것 같지도 않았다. 역시나 112 신고센터로 들어온 여고생 실종 신고에 단순 가출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기 좋게 무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문담당관실 소속 윤상미(신동미)는 강도창에게 뇌물 혐의가 있다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선포했다.
왠지 꼬일 것만 같은 형사 생활을 예감한 강도창에게 살해 현장을 목격했다”는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현장으로 가는 길, 오지혁은 아침에도 똑같은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장난 전화는 아니었다. 오지혁이 받은 전화가 5년 전에 이대철이 여대생을 살해하고 유기한 장소”라면, 강도창이 받은 전화는 이대철이 두 번째로 장진수 형사를 살해하고 유기한 장소”였기 때문. 게다가 오지혁이 조사해본 여고생 실종자 이름은 이은혜(이하은), 사형수 이대철의 딸”이었다.
현장에 있던 야생동물 관찰 카메라에도 이은혜가 포착됐다. 갈대밭으로 들어가는 이은혜 뒤로 한 남자가 따라 들어갔는데, 이후 그가 홀로 나오는 장면이 담긴 것. 아주 더럽게 꼬인 사건”이었다. 그때, 서부경찰서로 제가 여자아이를 납치해서 죽였습니다”라며, 박건호가 자수를 해왔다. CCTV 속 이은혜와 함께 있던 그 남자였다. 그런데 심문을 하기 시작하자, 그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잘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요”라는 말만 반복한 것이다. 5년 전, 이대철이 사체를 묻은 곳에 그의 딸을 살해해서 묻었다는 그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었다. 오지혁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자, 강간, 살인, 시체 유기. 덥석 물어야지. 이 정도면”이라며 돌변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확인 결과 이날 걸려온 2건의 제보 전화의 목소리 역시 박건호의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이대철과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교도관이었다. 박건호의 의도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아주 계획적으로 ‘이대철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날이 밝자마자 박건호와 함께 현장을 찾은 강력2팀. 그러나 그는 진짜 기억이 안나요”라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몰아갔다. 또한, 일단 이은혜 사체부터 찾아요. 왜 앉아서 다 받아 먹기만 하려고 해?”라며 강도창을 도발했다. 반면, 자신이 낸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오지혁에겐 팁 하나 줄게”라며,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들이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마태복음 23:33)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때, 해변에서 신원 불명의 여고생 사체가 발견됐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에 강도창은 박건호가 일부러 자수를 했다고 확신했다. 갈대밭에서 이은혜를 살해하고 묻었다고 진술했지만, 해변에서 발견된 시체가 이은혜로 밝혀지면, 그때부턴 내가 안 죽였다”고 번복할 수 있기 때문. 강도창과 오지혁이 서둘러 현장으로 향한 그때, 박건호는 유치장에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해변에서 발견된 사체는 정말 사형수 이대철의 딸 이은혜일까. 그리고 박건호는 어째서 이대철의 딸, 이은혜를 타깃으로 삼았을까.
5년 전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영상 말미, 진범이 인천제일신탁대표 오종태(오정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한일보 사회부 부장 유정석(지승현)이 경찰이 오대표님을 의심할 만한 확증이 발견된 겁니까?”라고 물은 것. 더군다나 어떻게든 막아야 되지 않을까요?”라는 소름끼치는 오종태의 반문이 이어졌다. 재산이 곧 그 인간의 가치라고 여기며, 이 세상을 자신의 집처럼 무슨 짓이든 해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오종태. 그가 정말 5년 전 살인 사건의 진범인 것일까. 진실을 쫓으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 사이에 벌어질 본격적 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모범형사는 기존 수사물과 결이 다르다.
조남국 감독은 살인 사건이나 납치 등 장르물에 익숙하게 등장하는 소재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그 사건 안에서 인물들이 어떤 감정 변화를 느끼는지 세심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 사건 보단 사람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또, 각 장면마다 극과 캐릭터를 상징하는 오브제들이 등장하고,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신문기사가 나타난다. 이런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범형사는 조남국 감독과 손현주가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또 한 번 의기투합한 드라마다. ‘언터처블, ‘복면검사, ‘빅맨의 최진원 작가가 집필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가 만나 만들어갈 연기 시너지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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