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형제 경영 이어간다
입력 2020-06-30 16:25  | 수정 2020-07-07 16:38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형제경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30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대주주에 대한 변경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이 형제 경영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라며 "조현식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직을, 조현범 사장은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직을 기존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오너 일가 간 불화설을 잠재우고, 앞으로도 두 형제가 흔들림 없이 경영을 함께 해나가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대주주가 조양래 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 2194만2693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조현범 사장에게 전량 매매한 결과다. 2440억여원에 달하는 거래대금은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주주명단에서 이름을 빼고 조현범 사장이 지분율 42.9%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형인 조 부회장과 오너 일가 지분율은 변동 없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분 매각 보도 하루만에 입장을 정리한 것은 업계에서 나오는 '형제의 난'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조 사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조씨 형제간 불화설이 제기됐고, 차녀인 조희원씨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일각에서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사장의 퇴임을 추진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그룹 경영에는 크게 관여하고 있지 않으며 형제간 다툼에도 휘말리기 싫어하는 분"이라며 "지난해 말 일상적인 가족 모임이 있었을 뿐 조현범 사장의 퇴임 논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은 이야기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녀인 조희원씨는 그룹 내에서 따로 맡고 있는 직책이 없고, 재단 등을 통해서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 분 또한 형제간 지분 경쟁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너 일가의 형제 경영이 계속된다면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은 각각 타이어 사업 경쟁력 강화, 타이어외 신사업 발굴 등을 나눠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회장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과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건립을 추진하며 현대차와 화해무드 조성에 나섰다. 반면 조 사장은 지난 2014년 자동차 공조시스템 업체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등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한진그룹처럼 표 대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인 조희원씨 지분을 합쳐도 30.14%에 불과하고 국민연금(7.74%)과 기관투자자 등을 끌여들여도 조 사장(42.9%)과 지분율 격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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