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모펀드 실망·직접투자 열풍…펀드서 한달새 10조 빠져나가
입력 2020-06-29 17:03  | 수정 2020-06-29 20:16
사모펀드 사고가 잇따르면서 공모·사모펀드를 막론하고 간접투자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첫 번째 환매 연기를 통보한 17일부터 가장 최신 펀드자금 유·출입 집계가 산출된 26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에서 무려 15조4589억원이 빠져나갔다. 6월 한 달 새 빠져나간 금액은 10조6469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분기 말에는 기업 결산이 겹치면서 법인은 펀드에서 자금을 빼는 흐름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한 달간 9조894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유달리 가파른 이달 유출세는 계절적 요인 외에도 최근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 연기로 인한 간접투자 방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작년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에도 펀드 자금 유입이 한동안 정체됐다"며 "최근 환매 연기 사태가 불투명한 펀드자금 운용에 대한 우려를 낳은 점이 자금 유출에 한몫하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까지만 해도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놓고 특정 운용사의 일탈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서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팝펀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줄줄이 환매에 실패하면서 신뢰를 근간으로 한 자본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설정된 공·사모펀드에서는 지난 3월 30조원이 빠져나간 뒤 4월, 5월에는 각각 약 17조원, 19조원이 유입되는 등 잠깐의 훈풍이 불었지만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와 증시 반등에 따른 '동학개미'들의 직접투자 열풍이 맞물려 다시 대규모 유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앞서 NH투자증권이 대고객 업무, 자산 회수 등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7월 3일 최고경영자(CEO) 주재 소비자보호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위원회에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 피해자들에 대한 향후 보상 대응 범위와 절차 등을 확정하고 필요에 따라 의결 사안을 이사회에 보고 및 승인받게 된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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