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UNIST 연구팀, 척추마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 개발 성공
입력 2020-06-29 14:26 
운동신경세포 제작 과정과 척수손상 동물실험에서 치료 효과 검증 모식도. [사진 제공 = UNIST]

피부세포에서 얻은 운동신경세포로 사고로 인한 척수 손상이나 루게릭병 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피부세포에 유전인자 두 종을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 제작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UNIST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제작된 운동신경세포의 손상 재생능력을 확인했고 임상 시험을 위한 대량생산에도 성공했다. 운동신경세포는 뇌나 척수 등 중추신경계로부터 전달되는 신호를 신체에 전달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신경 세포다.
이번에 연구팀이 제작한 운동신경세포는 운동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해 유력한 척수 손상 세포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척수 손상 치료를 위해 약물치료나 수술을 활용했지만 효과가 작고 부작용이 심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척수 손상 치료제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치료제가 기대받는 이유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정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왼쪽). [사진 제공 = UNIST]
UNIST 연구팀은 이 운동신경세포를 피부세포로부터 제작해 냈다. 다 자란 성체세포를 다른 조직의 세포로 전환시키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사용했다. 특히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세포가 암세포로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발암 가능성은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의 큰 문제였는데, 이번 연구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활용해 면역거부반응과 암 발생 가능성을 모두 해결한 성과다.
이 운동신경세포의 또다른 강점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환자 임상치료를 위해선 충분한 양의 세포가 필요한데 기존의 직접분화기법은 얻을 수 있는 세포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세포 자가증식(자신과 동일한 형태와 능력을 가진 세포로 증식하는 능력)이 가능한 중간세포단계를 거치는 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 연구팀은 제작된 세포를 척수손상 실험쥐에 주입한 후, 상실된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점과 손상된 척수조직 내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정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기존의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개발했다"며 "제작된 운동신경 세포를 척수 손상을 보호하고 세포가 잘 생착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와 결합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척수 손상은 산업 재해에 의한 발병률이 높아 울산에 건립 예정인 산재전문 공공병원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의 저명한 학술지 '이라이프 (eLife)' 온라인판에 지난 23일 발표됐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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