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자를 그토록 울리더니…너도나도 "펀드서 돈 빼자"
입력 2020-06-29 13:57  | 수정 2020-07-06 14:07

사모펀드 사고가 잇따르면서 공모·사모펀드를 막론하고 간접투자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첫번째 환매연기를 통보한 17일부터 가장 최신 펀드자금 유출입 집계가 산출된 26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에서 무려 15조4589억원이 빠져나갔다. 6월 한달새 빠져나간 금액은 10조6469억으로 집계됐다.
통상 분기말에는 기업 결산이 겹치면서 법인이 펀드에서 자금을 거두는 흐름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한달간 9조894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유달리 가파른 이달 유출세는 계절적 요인 밖에도 최근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 연기로 인한 간접투자 방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작년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에도 펀드 자금유입이 한동안 정체됐다"며 "최근 환매연기 사태가 불투명한 펀드자금 운용에 대한 우려를 낳은 점이 자금 유출에 한몫하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펀드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을 때만 해도 이를 특정 운용사의 일탈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들어서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팝펀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줄줄이 환매에 실패하면서 신뢰를 근간으로 한 자본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설정된 공·사모펀드에서는 지난 3월 30조가 빠져나간 뒤 4월, 5월에는 각각 약 17조, 19조가 유입되는 등 잠깐의 훈풍이 불었지만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와 증시 반등에 따른 '동학개미'들의 직접투자 열풍이 맞물려 다시 대규모 유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3월의 펀드자금 대규모 유출을 놓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가 V자 반등을 나타내자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 직접투자에 나선 영향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자산용운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1400, 코스닥이 400대까지 빠지고 빠르게 뛰어오를 때 펀드를 해지한 뒤 그 돈을 들고 직접투자로 뛰어든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6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31조5676억원)와 코스닥(7조4463억원)에서 총 39조13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여 상반기에만 40조원에 육박하는 개인 자금이 증시로 몰렸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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