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찐 망작, `불량한 가족`[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06-29 07:00  | 수정 2020-06-29 14:0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찐 망작이다. 재밌지도 감동스럽지도 않은, 진부함 그 이하의 그저 불쾌한 영화, ‘불량한 가족(감독 장재일)이다.
에이핑크 박초롱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주목 받은 영화는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박초롱)가 우연히 ‘다혜(김다예)의 가출팸을 만나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점점 상막해져 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네 가족상을 돌아보고,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지녔지만 단연 실패다.
서로 다른 규격의 가족을 그리겠다는 의도는 작위적인 에피소드들과 구멍이 숭숭 난 헐거운 연출로 퇴색된지 오래고, 과도하게 쏟아지는 막장 소재들과 폭주하는 대사들, 박초롱의 발연기가 버무러져 불쾌 지수와 오글 지수만 한 없이 치솟는다.
엉성한 서사 탓에 가득이나 부자연스러운 캐릭터들은 점점 더 어색해지고 날것의 편집과 각종 어설픈 장치들은 영화의 구멍은 배가 된다. 따뜻하고도 의미있는 메시지는 일찌 감치 가출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베테랑 박원상을 제외한) 부족한 연기력의 배우들과 게으른 메가폰이 만나 아쉽고도 아쉬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기본도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럴 듯한 메시지를 이상한 방식으로 재차 반복하기만 하니 그것이 제대로 닿을 리가 있을까.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이 언뜻 담긴 것도 같지만 공감대가 전혀 없이 그려진 탓에 겉멋만 잔뜩 든 불편한 허세로밖에 느껴지질 않는다.
영양가도 없는데다 (어느 부분에서도) 즐길 맛도 재미도 없는, 찐 불량 영화다. 오는 7월 9일 개봉. 러닝타임 103분. 12세 관람가
kiki2022@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