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흉년에 풍작` JP모건, M&A 재무자문 왕좌에 앉았다
입력 2020-06-25 17:40  | 수정 2020-06-25 19:49
◆ 레이더 M ◆
25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2020년 상반기 M&A 리그테이블에서 기업경영권 M&A 금융자문 분야(발표 기준)에서 JP모건이 3조3726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골드만삭스, 삼일PwC, 삼성증권 순이다. JP모건은 KB금융을 자문해 푸르덴셜생명 인수(거래가 2조3400억원)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박태진 한국 대표를 중심으로 김영기 본부장이 실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JP모건 M&A본부는 지난해 화제의 딜 배달의민족에 이어 또다시 대어를 잡으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JP모건은 푸르덴셜생명 이외에도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부 및 청주공장 매각(5306억원), 맥쿼리 PE의 폐기물처리기업 코엔텍 등 매각(5020억원)도 잇달아 성사시키며 딜 가뭄에 직면했던 올해 상반기에 풍작을 일궈냈다.
2위 골드만삭스는 푸르덴셜생명 매각 자문을 맡아 2조3400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삼일PwC는 한국콜마 제약사업부 및 콜마파마 거래(5124억원), 해태아이스크림 매각(1400억원) 등 중형 딜 자문을 맡아 총 8504억원의 실적으로 3위에 올랐다. 4위를 기록한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컨소시엄의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부 인수를 자문했다.
M&A 법률자문 부문(발표 기준)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11조8591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1위에 올랐다. 김앤장은 KB금융을 도와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문을 한 것을 비롯해 셀트리온을 도와 일본 다케다제약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케어사업부 인수(3324억원)를 자문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KKR 간 이뤄진 의료폐기물처리기업 ESG 등 거래(9000억원), 코엔텍 거래 등도 김앤장의 솜씨였다. 국내 최초 PEF 투자자(LP) 교체 거래로 기록된 에이치라인해운 거래(9768억원)도 눈에 띄는 자문 실적이다.
법률자문 2위는 법무법인 태평양이다. 자문 실적은 총 5조2950억원으로 LG그룹 중국 포트폴리오 조정 거래인 LG 베이징트윈타워 거래(1조3613억원)와 LG화학 LCD편광판사업부 거래(1조3365억원)를 모두 자문했다. 법무법인 세종과 법무법인 광장은 각각 5조1996억원과 5조1720억원의 실적으로 법률자문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세종은 한국콜마 제약사업부 등 기업 거래는 물론 여의도 파크원(9500억원), 국민연금 컨소시엄의 미국 매디슨빌딩 인수(6000억원) 등 부동산 거래 관련 자문 실적을 대거 쌓아올렸다. 광장은 LG 베이징트윈타워, 에이치라인해운 투자자 교체 등이 주요 자문 거래다.

M&A 회계자문(발표 기준) 1위는 3조1073억원의 실적을 올린 삼일PwC다. 뒤를 이어 2조8473억원의 실적을 올린 삼정KPMG, 2조2930억원의 실적을 올린 EY한영 등 순이다. 올 상반기 국내 M&A 시장에서 이뤄진 기업 경영권 M&A 거래액은 총 11조11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거래액 13조5833억원 대비 19% 감소한 수치다. 시장에 유례없이 유동성이 많이 풀리며 국내 PEF가 장전한 출자약정액 실탄이 지난 1분기 말 기준 88조4679억원으로 사상 최고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진한 숫자다.
올 상반기 조 단위 기업 경영권 M&A는 푸르덴셜생명과 LG화학 편광판사업부 단 2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 롯데카드, 린데코리아, KCFT, 지오영 등 조 단위 매물이 줄줄이 거래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투자자금이 넘쳐나며 골프장 등 코로나19 수혜 업종은 물론 ESG, 코엔텍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폐기물처리기업 등은 활발히 거래되는 모습이다.
하반기 M&A 시장 관전 포인트는 기업 구조조정 매물이다. 두산그룹, 대한항공과 같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자산과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기업집단이 수면으로 추가 등장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 <용어 설명>
▷리그테이블 :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ECM), 회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DCM)을 주간(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발표한다.
2020년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최고수에 JP모건이 등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M&A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올해 최대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푸르덴셜생명 M&A를 맡은 덕분이다. 법률자문 분야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회계자문 부문에서는 삼일PwC가 1위에 오르며 업계 1위 체면을 지켰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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