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수수료 확 깍고 제로페이 쓰는 `박원순표 배달앱 유니온` 나온다
입력 2020-06-25 16:06 
[자료 = 서울시]

서울시민들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페이코, 놀장, 먹깨비 등 10개 배달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120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을 보유한 결제수단인 '서울사랑상품권'의 사용처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이번 대책이 새로운 배달앱을 만들거나 공공재원으로 수수료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추진해온 '공공배달앱'과는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공공이 민간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민간업체끼리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높은 배달 중개수수료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배달 플랫폼 업체를 동시에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25일 발표했다.
10개 배달앱(배달 플랫폼사)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 업체는 2% 이하의 배달 중개수수료로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골자다. 현재 배달 플랫폼사의 광고료, 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 점을 고려하면 약 4~10% 가까이 수수료가 낮아지는 셈이다.

이 대책 실현을 위해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10개 국내 배달 플랫폼사, 소상공인 단체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로페이 기반 '제로배달 유니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이름을 올린 배달 플랫폼 회사는 ▲엔에이치엔페이코(페이코) ▲리치빔(멸치배달) ▲만나플래닛(만나플래닛) ▲먹깨비(먹깨비) ▲스폰지(배달독립0815) ▲위주(놀장) ▲질경이(로마켓) ▲특별한우리동네(주피드) ▲허니비즈(띵동) ▲KIS정보(스마트오더2.0)이며, 참여기관·단체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다.
시는 플랫폼사의 가장 큰 어려움인 가맹점 확보를 위해 25만개에 이르는 서울시내 제로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에도 나선다. 제로페이 가맹점에 e-팜플렛 가입 안내문을 발송하고, 가맹점주는 10개 배달 플랫폼사 중 가입을 희망하는 업체를 선택하면 가맹 가입과 배달앱 프로그램 설치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배달 플랫폼사들은 큰 비용 없이 소비자와 가맹점을 일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가맹점 가입비용이나 소비자 마케팅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신규 결제수단과 가맹점을 확보한 배달 플랫폼사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춰 소상공인 업체와 상생을 실현하고, 낮은 수수료의 배달시장을 연다는 목표다. 가맹점 확보와 가입에 드는 마케팅·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소상공인 가맹점이 배달업체에 내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이다.
기존 배달앱에 결제방식만 새롭게 추가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쓰던 앱 그대로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만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부 업체가 배달시장을 과점하면서 높은 광고료, 중개 수수료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소규모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이 배달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며 "코로나19로 가속화되고 있는 언택트 사회에서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배달 시장에서 소상공인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공정한 시장'으로 바꿔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배달앱 수수료와 독과점 논란이 일자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 주도로 독과점 폐해 방지, 소비자·소상공인·플랫폼 노동자 상생 등을 위한 공공배달앱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전북 군산과 인천 서구 등은 이미 자체 공공배달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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