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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서 씻지마" MLB의 까다로운 방역 지침
입력 2020-06-25 08:42  | 수정 2020-06-25 09:58
2020년 메이저리그는 거리두기가 엄수된다. 이같은 축하 장면은 볼 수 없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 개막을 준비중인 메이저리그,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한 방역 지침을 마련했다.
'USA투데이'는 2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노사가 합의한 코로나19 방역 대책 내용을 소개했다. 메이저리그가 준비한 108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매뉴얼이다.
일단 선수들은 현지시간 기준 7월 1일까지 훈련지에 합류한다. 현재 29개 구단이 각자 연고지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며,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토론토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선수들은 합류와 동시에 체온 측정과 함께 PCR 검사, 항체 검사 방식으로 두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24~48시간동안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격리된 상태에서 방역 관련 교육을 완료해야한다.
캠프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소수의 그룹으로 개인 훈련이 진행되며 이후 팀 훈련, 그 다음은 연습경기다. 팀당 최대 3차례까지 허용된다. 준비 기간이 짧은만큼, 선발 투수들이 첫 등판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기는 어려워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이날 'MLB네트워크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들이 첫 번째 투구 때는 4이닝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시즌 기간에는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체온을 측정, 화씨 100.4도(섭씨 38도) 이상이면 출입이 금지된다. 하루에 증상 검사를 2회 실시하며, 이틀에 한 번씩 타액 검사, 한 달에 한 번씩 항체 검사를 한다.
필드에서는 모든 구성원들, 심지어 팀 동료들과도 거리두기를 유지해야한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은 더그아웃이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봐야한다. 챔뱉기, 씹는 담배 복용, 해바라기씨 섭취 등은 금지된다. 껌은 씹을 수 있지만, 뱉어서는 안 된다. 거리두기가 지켜지는만큼, 난투극도 해서는 안 된다. 시즌의 3분의 1 이상을 뛰지 못할 중징계가 내려질 예정. 아무리 승리가 기뻐도 게토레이 샤월르 하거나 파이를 동료 얼굴에 묻히는 행위도 금지된다.

클럽하우스 라커는 6피트 이상 떨어져 배치되며, 클럽하우스 내에 휴게실 등은 운영되지 않는다. 경기 시작 5시간전까지는 경기장 입장이 금지되고, 경기 종료 후에는 90분 이내에 떠나야한다. 경기장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을 막기 위함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는 뷔페식이 아닌, 개별로 포장된 음식으로 한다. 논란이 됐던 샤워 금지 조항도 유지됐다. 원정팀 선수들은 호텔에서 샤워를 할 수 있다.
호텔에서도 방역 수칙은 이어진다. 경기 후 호텔로 돌아와서는 호텔에 위치한 바나 레스토랑에 들를 수 없다. 엘레베이터 사용이 금지된 것은 아닌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수들에게 계단 이용을 권고했다. 최대한 낮은 층 방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증상자와 접촉한 것이 밝혀지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한다. 양성이 나오면 즉각 격리된다. 격리자는 72시간동안 열이 없어야하며,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진행하는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올 때까지 복귀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특정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이 지역에서 열리는 경기를 중립 지역으로 옮길 권리가 있다. 국가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경우 시즌을 취소할 수 있다.
상당히 까다로운 규정이다. 2020시즌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적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될 예정이다. USA투데이는 "가장 운이 좋고, 건강한 팀이 마지막에 남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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