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북, 다음 수순은?
입력 2020-06-16 19:30  | 수정 2020-06-16 20:04
【 앵커멘트 】
북한이 예고한 대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면서 이제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신속하게 대남 압박에 나서는 이유를 정치부 배준우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배 기자, 북한이 경고 3일 만에 전격적으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나섰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인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기자 】
그만큼 북한이 절박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여러가지 경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남한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하고 구체적인 행동이 보이지 않자, 직접 무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남북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판문점 선언 파기를 의미합니다.

▶ 인터뷰 : 홍민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사태에 대해서 한국이 인식하는 수준이 상당히 낮다고 판단하고, 자신들의 결행 의지를 초기에 첫 단계 조치로서 강하게 충격요법으로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 질문 2 】
앞서 기사를 보면, 비무장 지대에 진입하겠는다고 했는데, 비무장 지대는 정확히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다시 무기를 세워놓겠다는 걸까요?

【 기자 】
곰곰이 생각해보면 몇 가지가 나옵니다.


먼저, 관광이나 공장 지대를 위해 군부대가 물러난 금강산과 개성공단이 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9.19 군사합의에 따라, 무장했다가 비무장 지역으로 바뀐 곳이 있는데, 바로 GP 11곳과 판문점 내부 지역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효과가 좋고 위험한 곳이 바로 개성공단인데, 분석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원곤 / 한동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 "원래 개성에 적지 않은 군부대들이 주둔하고 있었고 군사적으로도 필요성이 있으니까, 만약에 시행을 한다면 개성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금강산 관광은 김정은 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내걸고 있어서 군부대를 다시 배치하기 어렵고, GP의 경우 외부 선전이 힘든 군사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 질문 3 】
비무장 지역에 다시 진입하겠다, 물론 이것만으로 북한의 추가 조치가 끝나진 않을 거 같습니다.
이 정도로 위협하고 있으면 더 많은 수순을 계획하고 있을 거 같은데 뭐가 있을까요?

【 기자 】
말씀하신 대로 북한은 공개적으로 추가 행동을 암시하는 내부 담화문을 방송하는 등 아주 작심한 모양새입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 "너절한 인간쓰레기들이 저지른 반란적인 반공화국 망동과 이를 묵인하는 남조선 당국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끓고 있다고…."

지금까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개성공단을 철거가 있을겁니다.

나아가서 군사합의에 담은 해안포 포문을 열어서, 언제든 포 사격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고, NLL 인근에서 도발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을 자극하는 수준인 ICBM 발사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 질문 4 】
북한은 왜 이렇게 강하게 밀어붙이는 걸까요?

【 기자 】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북미관계를 통해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도 그걸 모르지 않는데, 그러면 남은 것은 남북 관계뿐인데, 관련 분석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내심 보면 초강경 대응으로 보여지지만 남북관계에서 원하는 것들을 요구해 왔거든요. 강경해 보이지만 남북관계에서 파격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거죠, 지금."

그런데,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합의 등 지켜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북한의 가장 큰 불만이고 그 가운데에 개성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조건없이 개성을 열겠다고 했는데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인데다, 남북 협의 사항도 이뤄지지 않으니 이젠 기다리지 않겠다, 힘든 것은 남측이 약속을 안 지킨 탓이다, 라고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내부 메시지도 있습니다.

【 질문 5 】
외신들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 기자 】
AP통신은 북한이 미국의 제재 때문에 한국과 공동 경제 사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좌절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를 바란다며 북한 자제를 촉구했고요.

일본은 미국과 한국 정부와 연계해 북한 감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6 】
이런 와중에 미국이 태평양에 항공모함 3척을 전진 배치했다는데 북한에 대한 경고일까요?

【 기자 】
CNN은 미 해군이 10만 톤급 항공모함 3척이 태평양에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로널드 레이건호 등 3척인데, 각 항공모함은 60대 이상의 항공기가 실려 있습니다.

태평양 내 군사력을 증강시켜 중국을 봉쇄하려는 성격이 강한데, 일각에서는 강경행보를 보이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경고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북한이 연일 대남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경고했던 조치를 강행해 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배준우 기자였습니다.

[ wook2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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