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의' 주호영 묵묵부답...통합당 '멘붕'
입력 2020-06-16 15:51  | 수정 2020-06-23 16:05

제1야당이 원내사령탑 공백 상태에 빠졌습니다.

여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심야에도 이어진 동료 의원들의 만류에도 뜻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오늘(16일) 전해졌습니다.

이날은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등원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당에서 준비했던 헌혈 행사에도 불참했습니다. 아침 일찍 서울을 벗어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와 통화한 사실을 공유하며 "당연히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확답을 듣지는 못한 모양새입니다.


성일종 비대위원이 오후 주 원내대표를 다시 한번 방문 또는 접촉해 설득할 예정이라고 김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 주재로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어 원내지도부 공백 사태를 비롯한 원구성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당내 분위기는 주 원내대표 재신임으로 이미 기운 상황입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이미 작정한 상황에서 그 책임을 주 원내대표에게 물을 수 없다는 게 의원들의 일반적 정서입니다.

게다가 싸움 중에 장수를 갈아봤자 자중지란만 초래할 뿐이고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현실론도 깔렸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당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설득 작업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특히 김 위원장께서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도 마지막까지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최우선으로 노력한다는 입장입니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 내정자인 정진석 의원은 통화에서 "수적 열세에 의한 현 상황은 그 누가 원내대표가 되어도 어렵다"며 주 원내대표를 두둔했고, 김기현 의원도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다"며 주 원내대표의 복귀가 '유일한 카드'라고 말했습니다.

4, 5선 중진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대책을 숙의했다. 3선 의원들도 별도로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략적 공백'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원내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은 어차피 19일 본회의에서 나머지 상임위원장 임명을 강행할 심산"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소한 주말까지는 주 원내대표가 장고의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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