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 연구진, `개인정보유출 원천 차단` 동형암호 상용화 세계 최초 성공
입력 2020-06-16 15:02 
[사진 제공 = KCB]

금융분야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이른바 '마이데이터' 사업이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까지 동시에 할 수는 없을까.
이런 물음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동형암호 상용화로 화답했다. 동형암호(同形暗號, Homomorphic Encryption)는 평문과 암호문에서 같은 성질이 유지된다는 의미로, 정보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각종 연산을 했을 때 그 결과가 암호화 하지 않은 상태의 연산 결과와 동일하게 나오는 4세대 암호체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국민연금공단,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크립토랩이 공동으로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동형암호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KCB 등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동형암호 기반 데이터 결합 및 분석서비스'의 첫 번째 활용 사례며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동형암호 기술 '혜안(HEaaN)'의 첫 번째 상용화 사례다.

이같은 성과는 금융, 의료, 행정과 공공서비스 등 국가 사회 전분야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동형암호 하드웨어 가속기 과제(400억원 규모)를 공모하고 ISO 등 국제표준화기구에서 동형암호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에 의한 세계 최초의 상용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해진다.
이와 관련 KCB 등이 주최하고 금융위, 금융감독원이 후원한 '동형암호,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위한 완벽한 기술' 주제의 세미나가 금융사를 비롯한 업계와 연구소, 학계 관계자의 주목을 받으면서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됐다.
KCB는 세계 최초로 크립토랩이 개발한 동형암호 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인 혜안을 활용해 230만명의 국민연금 데이터와 KCB의 신용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결합해 분석한 결과를 이날 세미나를 통해 발표했다.
이 분석 방법은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하는 모든 과정에서 데이터는 암호화된 상태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한다. 예컨대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지원 전문기관인 한국신용정보원에서 안전하게 데이터 결합을 수행하며, 암호문을 평문으로 전환하는 복호화 키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공적기관인 금융보안원이 별도로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어 분석담당자조차 평문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는 등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겹겹이 차단한다.
또 키관리기관인 금융보안원만이 암호문을 복호화 할 수 있고 복호화에 관한 모든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게 구조적으로 만들어져 있어 개인정보 오남용까지 방지하는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황종섭 KCB 대표는 "이번 동형암호 혁신서비스 사업이 발전해 앞으로 디지털 경제시대에서 데이터산업의 발전과 4차산업의 혁신성장을 견인하는데 크게 일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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