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폭탄전화 맞대응…밤낮 없는 불법 전단물 전쟁
입력 2020-06-12 19:20  | 수정 2020-06-12 20:22
【 앵커멘트 】
술집 거리나 번화한 골목에 가면 어김없이 바닥에 불법 전단물들이 마구 뿌려져 있는 걸 볼 수 있죠.
인근 상인들이나 지자체 입장에서는 오랜 골칫거리인데, 요즘은 전단 수거와 함께 폭탄전화 등 이색 맞대응까지 등장했습니다.
불법 전단물과의 전쟁, 정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늦은 저녁 서울 강남 거리입니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더니 그 뒤로 종이들이 마구 흩날립니다.

잠시 후 또 다시 나타나 다른 길로 지나가고, 거리 바닥엔 온갖 종이 광고물이 나뒹굽니다.

불법 광고 전단물들인데, 일반 대출부터 낯뜨거운 유흥업소 광고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밤낮 없이 거리에 뿌려집니다.


▶ 인터뷰 : 인근 건물 관리인
- "오토바이 타고 하루도 안 빠지고 다녀요. 계속 손으로 뿌리거든요. 번호도 가려서…. 온 사방 바람에 날려서, 다 청소하면 또 뿌리고…. 이쪽 부근이 다 그렇습니다."

구청 허가가 없으면 옥외광고물법상 과태료 대상이지만, 주로 차량과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전단을 돌리다보니 사실상 단속은 힘듭니다.

게다가 전단에 나온 업주의 전화번호 역시 대포폰이다 보니 과태료 부과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다 못한 지자체들이 전략으로 내놓은 건 폭탄전화 맞대응.

전단물의 기본 정보와 전화번호 등을 입력하고 등록을 하면 전화가 쉬지 않고 발신되는 방식입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저를 불법 업주로 가정하고 이렇게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 시스템을 돌리면, "귀하께서 강남구 관내에 무단으로 배포하는 전단지는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한 광고물로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 처분을 받지 않도록 즉시 배포를 중지하시기 바랍니다." 경고 음성이 담긴 연락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발신 기간이나 시간대도 업체 특성에 맞게 설정할 수 있어 현장 수거와 함께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호진 / 서울 강남구청 도시계획과 광고물정비팀
-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불법 전단지에 대한 민원이 급증하고 있어 3월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이전보다는 확실하게 많은 양의 전단지가 줄고 있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도심 속 불법 전단물들,

뿌리는 자와 막는 자 사이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라웅비 기자,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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