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조정장 들어가자 더 주목받는 대형성장株
입력 2020-06-12 17:32  | 수정 2020-06-12 19:37
증시가 순환매 장세를 마무리하고 조정권 진입 양상을 보이면서 조정기에 적합한 투자 전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조정을 마친 후 차기 상승 국면이 올 것에 대비해 대형 성장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이후 상승 국면에서 주목받은 대형 성장주는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언택트 소비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순환매 장세에서 먼저 조정권에 진입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지난달 27만원까지 올랐던 카카오 주가는 이달 3일 24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네이버도 22만5500원까지 하락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0.12% 하락한 8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0.62%, 0.38% 올랐지만 상승폭이 줄었다. 연방준비제도의 비관적인 경제 전망에 뉴욕 증시가 하락하며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 국면에서 성장주 분할매수 전략이 유망하다는 조언은 과거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 KB증권은 가치주 순환매 이후 구조적인 성장성을 가진 기업들의 장기 상승 흐름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2004년 조선주,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자동차·화학·정유주, 2015년 반도체 주도주 랠리가 경험적인 근거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어느 정도 순환매가 이뤄진 후에는 성장주의 조정을 이용한 저가 매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B증권은 성장주 중에서도 인터넷·바이오 업종을 다음 주도주로 꼽았다.

신한금융투자도 하반기 성장주 강세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와 기업 이익 리스크 등이 이유다. 저금리는 고평가된 성장주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인터넷 등 언택트 성장주들은 이익이 희소해진 상황에서 이익 성장이 전망되는 대표 업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네이버가 올해 전년 대비 39.5% 늘어난 영업이익 990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엔씨소프트 역시 각각 4177억원(102%)·1조518억원(119.6%)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신한금융투자가 선정한 대표 성장주다.
코로나19로 생활양식 전반이 바뀌며 인터넷·게임 기업들이 계속 수혜를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인터넷 트래픽 증가로 디지털 광고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 광고 사업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핵심 수입원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광고 경기는 부진했지만 인터넷 플랫폼 광고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블레이드&소울2' 등 신작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최근 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 잡았다. DB금융투자·메리츠증권은 최근 카카오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DB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각각 31만원, 28만원으로 높였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각각 100만원, 92만원으로 올렸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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