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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쏠리는 유동성…강남 재건축 한달새 `억대 상승` 줄이어
입력 2020-06-12 17:27 
◆ 與 "부동산입법 신속 추진" ◆
12일 오후 서울 잠실동 인근 A공인중개업소는 밀려드는 문의 전화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4월부터 바닥을 다지던 집값은 최근 잠실 '스포츠·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민간투자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린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5월까지 18억~19억원 선이던 전용면적 84㎡ 호가는 한 달도 안 돼 20억~22억원까지 올라왔다. 역대 최고가(21억7000만원)는 이미 뛰어넘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엘스는 지난 주말 하루에만 거래가 5~6건 이뤄졌다"며 "개발 기대감에 가격이 오르고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6월 말) 종료를 앞두고 나온 절세용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풍선효과'를 누리던 인천 군포 안산 등 경기 남부지역 상승세는 점점 거세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 영향과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우려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넘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왔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0%대 금리에 갈 곳 없는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몰린다는 뜻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인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때문에 규제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고 봤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정치권과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법안은 12·16 대책에 포함된 터라 이미 시장가격에 반영됐다"며 "본격 시행되더라도 그 영향력이 단기에 그쳐 정부는 추가 규제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약세던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 매물은 22억61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최고 실거래가를 경신했다. 올 4월 19억5425만원까지 내려갔던 평형이다. 한국감정원도 "잠실 MICE 개발, 목동 재건축 등 각종 호재 영향으로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강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규제로 시작된 수도권·지방 풍선효과도 지속되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작년 8월까지 줄곧 하락세였던 안산은 작년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근 전용 84㎡ 새 아파트는 7억원을 돌파했다. 안산시 고잔동 '힐스테이트중앙' 전용 84㎡는 작년 5월 기록한 5억7900만원보다 1억4600만원 오른 채 지난달 말 7억2500만원에 손바뀜됐다. 2018년부터 줄곧 침체기던 평택까지 올해 3월부터 반등하는 모습이다. 최근 가장 뜨거웠던 인천 부동산 시장도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84㎡는 지난달 9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9월만 해도 6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1년도 안 돼 40% 가까이 뛰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역대 최대치로 풀린 시중 유동성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4월 광의통화(M2) 잔액이 3019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중에 공급된 자금 유동성을 나타낼 때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지표인 M2가 3000조원을 돌파한 것은 한은이 관련 지표를 집계한 2001년 12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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