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5년 역사 대우버스, 국내 생산 중단하나…12일 오후 노사 최종 협의
입력 2020-06-12 11:17 
자일대우상용차가 생산하는 12.6m 길이의 `로얄 플러스` 버스 [사진 제공 = 자일대우상용차]

65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우버스가 국내 공장 폐쇄의 갈림길에 섰다.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자일대우상용차 노사는 울산공장 가동중단과 관련 대표 협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자일대우상용차 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사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오는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중단을 통보했다. 노조 측은 통근버스와 식당운영 중단 등도 함께 통보받았는데, 이는 사실상 공장을 폐쇄하고 조합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자일대우상용차는 지난 1955년 대우버스의 전신인 신진공업사로 출발한 버스 전문 제조업체다. 1987년 신진공업사의 부도로 대우그룹 품에 안겼지만,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분리돼 다음해인 2003년 영안모자그룹에 인수됐다. 지난 2018년 자일대우상용차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65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자일대우상용차는 한 때 현대·기아자동차와 함께 국내 버스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몇년 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일대우상용차의 버스 판매량은 2013년 3903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2942대, 2018년 1991대 등으로 6년 새 반토막이 났다. 자일대우상용차 울산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7000여대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가동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일대우상용차 노조는 앞서 지난 10일 울산광역시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이 의도적으로 공장을 폐쇄하고 일감을 해외로 돌리려 한다"며 "공장이 문을 닫으면 600여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린다"고 주장했다. 자일대우상용차는 현재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베트남과 중국, 미얀마, 파키스탄 등 7개 국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일대우상용차가 한국 대신 베트남 공장을 주력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이를 한국으로 수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일대우상용차는 지금까지 울산공장 폐쇄 계획은 없고 다음주 가동중단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날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울산공장의 가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12일 오전까지 사측과 사전에 의견을 교환하거나 합의점을 찾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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